냄새 적은 머리염색제 개발
냄새 적은 머리염색제 개발
  • 장업신문 master@jangup.com
  • 승인 2000.06.22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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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모니아 대신 철분 사용 … 보급 활성화 전망



가오 헤어케어 연구소



일본의 가오(花王)헤어케어 연구소는 머리염색제에 암모니아를 배합하지 않고도 염색이 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냄새가 적은 헤어컬러제를 개발했다. 기존의 헤어컬러제에 함유된 암모니아 냄새는 가정에서 소비자가 직접 염색할 때 장해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에 가오는 암모니아 대신 철분을 사용해 냄새가 거의 안나는 새로운 헤어컬러제를 개발하는데 성공함으로써 머리 염색제 보급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토일레트리 분야의 주력 제품화

가오사는 새로 개발된 헤어컬러제를 토일레트리 분야의 주력제품으로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오 헤어케어연구소의 구레 나호히사 실장은 “암모니아를 헤어컬러 제품 성분에서 추방하는 암모니아프리 기술 개발은 다른 경쟁업체들에게도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신제품 개발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헤어컬러제 시장은 세계적으로 순조로운 신장을 유지하고 있는 유망 분야다. 헤어컬러 용도가 백발염색으로부터 패션염색으로 확대되면서 새로운 수요의 시장이 창출됐기 때문이다. 가오측 조사에 따르면 98년도 전세계 헤어컬러시장 규모는 연간 4천6백6억엔으로 전년대비 6%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 가운데 일본의 헤어컬러 시장은 4백38억엔으로 전년도 보다 4% 증가했고 미국은 1천1억엔으로 11% 증가, 독일은 3백34억엔으로 10% 증가했다. 헤어케어 분야의 스타일링제나 샴푸제 등의 시장규모가 신장률 둔화로 침체 국면인데 반해 두발염색제는 아직도 더 신장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다.



악취제거 가정보급 확산

그러나 헤어컬러 제품에는 종전 기술로는 넘기 어려운 기술적인 문제점이 있었다. 그 문제점은 악취를 풍기는 암모니아와의 배합문제였다. 패션염색을 하려면 먼저 머리탈색을 해야되는데 암모니아는 탈색에 필수적인 요소다.

아무리 개량을 해도 암모니아 냄새는 제거하기 어려웠다. 넓은 미용실과는 달리 좁은 가정집에서 헤어컬러제를 사용해 머리염색을 하면 이 고약한 냄새로 다른 가족의 비위를 상할까봐 신경을 썼으며 이것이 헤어컬러제의 가정내 보급에 큰 걸림돌이돼왔다. 가오 연구팀은 바로 이같은 기술적인 문제의 돌파구를 뚫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우선 머리 탈색력을 약화시키지 않고 암모니아와 대체될 수 있는 촉매력 있는 새 물질을 찾아야 했다. 더욱이 두발을 구성하는 단백질의 구조를 손상시키지 않는 좋은 암모니아 대체 성분을 탐색할 필요가 있었다.

가오 헤어케어 연구소는 유행이 빠르게 바뀌는 토일레트리 신제품 개발의 주역인 가오의 핵심 연구소 중의 하나지만 이런 물질을 찾기 위해서는 기초 연구 등 다른 연구소들의 협조가 필요했다. 또 가오 산하의 생물과학 연구소와 소재개발 연구소 등 각 연구소 전문요원들의 연구정보를 수집해 참고로 삼았다.

연구팀은 나아가서 지금까지 계속해 온 두발의 탈색 메카니즘 규명 연구를 강화해서 두발의 탈색작용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지닌 물질로 암모니아 대신 철을 쓰기로 하는 등 금속촉매에서 그 돌파구를 찾았다.

가오 헤어케어 연구의 인력은 약 1백명에 달하며 샴푸와 컨디셔너, 스타일링제, 컬러링제 등 3개 부분으로 구별되어 있다. 그중 구레 실장이 이끄는 부대는 약 40명으로 그 중 40%를 차지한다. 참고적으로 구레 실장은 독일 양모연구소에서 사람의 두발과 그 조직이 닮았다는 양모연구를 계속한 두발전문가다.

가오 연구소의 컬러링 연구실에 발을 들여 놓으면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빨강, 노랑, 파랑 등 다양한 컬러로 머리를 염색한 연구원들 자신의 색다른 모습이다. 구레 실장은 연구원들이 누가 지시하지도 않았는데 자신의 머리를 염색 연구의 실험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스피드시대를 이끄는 화장품 메이커의 상품개발을 뒷받침해 주는 연구소가 되기 위해 항상 첨단정보를 유기적으로 흡수하고 창의적인 기술개발에 과감히 도전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며 이런 마음가짐이 연구원들의 다채로운 머리염색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두발염색의 포인트와 현황

머리염색의 포인트는 두가지다. 하나는 기존의 두발색을 만들었던 머리카락의 멜라닌 색소를 될 수 있는 대로 완벽하게 분해해서 기존 머리색을 탈색하는 일이다. 두번째가 탈색된 두발을 염색하는 화학반응을 원활하게 촉진시키는 일이다.

헤어컬러링의 화학반응이란 염료분자끼리 화학적으로 결합시키는 반응을 말한다. 만약 기존의 멜라닌 색소가 머리카락 내부에 남아 있으면 새로운 염료분자가 서로 결합되는 과정을 방해한다.

이런 결함이 있으면 반응이 미숙한 단계에서 중지된다. 마음먹은 염색 색조가 제대로 나올 리 없다. 따라서 헤어컬러제의 우열은 멜라닌 색소 분해력의 강약에 의해 좌우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오 헤어케어 연구소가 개발한 암모니아를 배제한 암모니아프리의 헤어케어제가 기술적으로 뛰어난 점은 바로 멜라닌 색소분해에 필수적으로 여겨졌던 암모니아를 제거한 데 있다. 암모니아 분자는 작기 때문에 모발내부의 세포 구석구석까지 깊숙히 침투할 수 있으며 두발 전체를 부풀려 알칼리성으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머리카락이 알칼리성으로 바뀌면 멜라닌 색소를 분해하는 과산화수소가 활발하게 작용해 멜라닌 색소를 효율적으로 분해시킨다.

그러나 아무리 개량해도 암모니아 특유의 냄새가 발생하기 때문에 좁은 주택내에서 헤어컬러링제를 가정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돼 왔다. 그래서 가오 헤어케어 연구소는 암모니아 대신 헤어컬러제 속에 철분을 섞었다. 철분의 높은 금속 촉매력에 의해서 과산화수소의 활동을 증감시키는 데 착안한 것이다. 암모니아분자가 침투함으로써 모발의 세포 사이를 부풀려 과산화수소의 침투를 촉진시켰던 기능은 냄새가 없는 탄산알칼리 이온을 혼합하는 것으로 보완했다.

다시 말해 가오의 새로운 헤어컬러제는 ‘멜라닌 색소 분해에는 암모니아가 필수적’이라고 믿었던 종래의 고정개념을 깨뜨린 것이다. 이 기술에 의해 가정용 헤어컬러제의 보급이 한층 더 탄력을 얻어 확산될 전망이다.

한편 일본의 헤어컬러링 시장의 현황을 보면 약 30년간의 역사를 지녀 백발염색제 메이커로서는 튼튼한 자리매김을 한 두발염색제 전문 메이커 호유가 가오의 최대 라이벌이다. 가오의 구레 실장은 호유의 강한 영업력이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관을 제안하는 데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백발염색은 두발표면을 염색하거나 착색하는 헤어 매니큐어에서 시작됐다. 호유는 탈색과 염색을 동시에 하는 헤어컬러의 개념을 백발염색의 고정고객들에게 침투시키는데 성공해 결과적으로 헤어컬러의 소비층 확산을 이룩했다. 염색작업의 간편화에 먼저 손댄 것도 호유였다. 염료용기에 두가지 에어로졸 장치를 부착해 한손만으로 두가지 염색제를 혼합할 수 있도록 해서 염색은 귀찮다는 고정관념을 타파했다.

이밖에 현재 일본 헤어컬러 시장에는 로레알 등 해외 메이커들이 진출하고 있다. 일본이 약사법 규정 등으로 머리 염색제로 쓸 수 있는 염료수를 엄격히 제한시킨 반면 비교적 자유스런 해외 메이커들은 다채로운 염료를 개발해 헤어컬러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구레 실장은 소비자 안정성 보호 등 염료규제가 옳고 그른지를 따지기에 앞서 규제없는 풍토에서 마음껏 헤어컬러 연구를 계속할 수 있는 연구진을 지닌 해외 메이커들의 기술력이 위협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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