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H&B숍이 그렇게 만만한가
대기업들, H&B숍이 그렇게 만만한가
  • 임승혁 sealim58@jangup.com
  • 승인 2013.04.15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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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내달 중순경 홍대 1호점 개설을 시작으로  드러스토어 시장에 본격 진출하겠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련업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드럭스토어의 브랜드 명을 ‘롭스(LOHB’s)’ 로 정한  롯데는 1호점 오픈 이후 서울대역과 강남역에 잇달아 2·3호점을 열 계획도 갖고 있다.  롭스는 '러브(love)'의 앞 두 글자와 헬스·뷰티의 앞 글자를 각각 따서 조합된 단어다.

지난해 말부터 기존 드럭스토어 유경험자를 영입하면서 드럭스토어 시장 진입을 준비해온 롯데는 롭스의 경우 약국이 없는 드럭스토어 형태로 운영하며 화장품을 주력으로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지난해 기준 2500억원대의  드럭스토어 시장을 놓고 기존 터줏대감들인 CJ·코오롱·GS 등과의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장은 현재 업계 1위인 CJ올리브영이 30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뒤를 이어 코오롱 더블유스토어 116개, GS리테일의 GS왓슨스 83개, 후발업체인 신세계 분스 5개, 농심 판도라 6개, 삼양 어바웃미 1개등으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사실 이시장은 선두업체인  CJ올리브영이 시장 진출 10년 만인 2008년에 57호점을 돌파하면서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 불을 지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기업들의 잇따른 진출은 백화점이 포화 상태에 있고 대형마트·편의점 역시 신규 출점에 제동이 걸리면서 그 대안으로 드럭스토어를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드러그스토어 시장의 지난날을 짚어보면, 이시장도 그리 만만하게 볼 것만은 분명 아니다.

대기업들은  막대한 자본과 축적된 유통망을 앞세워 단기간에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흑자를 내며 시장안착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신세계 분스는 지난해 6월 드러그스토어 시장에 진출했지만 점포수가 정체된 상태에 있으며 디셈버 24는 시장진출 5개월만인 올 1월 사업철수를 결정한 실례를 주목해야한다.

매장을 150개 이상 보유해야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는 유통전문가들의 의견을 고려하면, 이미 주요 상권에 기존 업체들이 자리 잡고 있는 것도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드럭스토어 시장은 약국과의 관계설정이 사업성공의 관건이다. 1999년 드럭스토어의 시작을 알린 '올리브영' 조차도 초기 약국 입점에 대한 의지를 보였지만 이후 약국 가맹을 중단하며 지난해까지 3개 약국만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에 코오롱 '더블유스토어', 이마트 '분스' 등도 약국이 입점된 드러스토어를 표방하고 있지만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약국을 운영해야 하는 약사와 드럭스토어를 이끌어 가야 하는 회사와의 관계가 수평적인 상황이 되다보니 운영방식의 효율성이 떨어진 것이 주실패 요인이다.

드럭스토어는 약(Drug)과 매장(Store)의 합성어로 의약품이나 화장품, 생활용품, 식품 등을 모두 취급하는 복합점포를 일컫는 만큼 약이 주체가 돼야하며 약국이 빠진 드럭스토어는 용어조차 드러그스토어라 부르지도 말아야 한다.

따라서 개념조차 정립되지 못한 무분별한 드럭그스토어의 출현은 바람직하지 못하며 약국의 비중을 높이고 약사의 권리를 높여 한국형 드럭스토어의 형태로 발전시켜 나아가야할 과제를 안고 있다.

다행히 롯데 롭스의 경우 약국이 없는 드럭스토어 형태이긴 하지만 골목상권과 관련해 드럭스토어가 새로운 규제 대상으로 지목되는 점 역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

실제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드럭스토어의 출점 거리 제한 등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점에서 업계에서는 대기업들의 드럭스토어 사업 진출에 기대와 우려를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회사의 사업 확장이나 이익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건강과 아름다움을 줄 수 있는 진정한 헬스&뷰티 숍의 출현과 문화형성이 아쉬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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