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전문점의 생존조건에 대한 고찰
화장품전문점의 생존조건에 대한 고찰
  • 윤강희 jangup@jangup.com
  • 승인 2014.08.22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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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코리아나화장품 시판사업팀장

 
1990년대 화장품 로드숍의 주류를 이루었던 것은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동시에 취급하던 소위 종합화장품, 화장품할인코너 등으로도 불리던 화장품전문점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3300원 제품’을 앞세운 미샤를 시발점으로 한 중저가 원브랜드숍의 출현으로 화장품전문점은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해서 90년대 중반 2만5000개까지 늘어났던 화장품전문점이 현재는 많아야 전국에 2000여개의 점포가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리아나화장품 시판사업부에 근무하고 있는 필자는 화장품전문점이 진화한 형태인 세니떼뷰티샵을 개설하기 위해 3년째 한 달에 최소 일주일씩의 시간을 할애하여 전국일주를 하면서 그 동안 대략 400여개이상의 화장품전문점을 방문했는데 그때마다 왜 화장품전문점이 브랜드숍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에 대해 느끼는 바가 있다.

첫째, 점주들의 사업마인드 부족이다. 필자는 화장품전문점이 개별적으로 점주 주도의 프로모션을 하기에는 프로모션 아이디어와 홍보물, 예산 등 여러모로 어려운 사정임을 감안해 그 동안 매월 세니떼뷰티숍을 비롯한 화장품전문점에 전액 회사부담으로 1대1 프로모션을 지원해 왔다. 그러나 현장에 가보면 어차피 동네 단골고객장사인데 1개 값에 2개를 주면 재구매 회전일만 늘어나서 장사에 도움이 안된다고 회사에서는 반값에 받아서 정상가격으로 판매를 하고 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근시안적인 장삿속은 당장은 수입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각종 프로모션과 할인행사로 중무장한 브랜드숍에 지속적으로 고객을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 할 수밖에 없다. 이렇다 보니 풍족한 예산과 대량구매를 통한 단가조정으로 지속적인 세일행사와 다양한 프로모션의 물량공세를 펼치는 브랜드숍에 속수무책으로 밀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둘째, 시스템을 통한 고객관리의 어려움이다. 요즘 브랜드숍들은 한 사람이라도 고객을 더 확보하여 시스템에 등록 시키고, 수시로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세일정보와 각종 프로모션을 알리는 한편, 생일 등 고객의 주요 경조사는 물론 방문 시 이전에 구매한 제품의 목록을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고 구매한 제품의 사용주기를 파악하여 자동으로 고객 및 점주에게 구매주기가 도래함을 알려주기도 한다. 영세한 매장이 대부분인 화장품전문점의 입장에선 많은 비용과 교육이 수반 되어야 하는 고객관리는 아직도 먼 나라 이야기 일 수밖에 없다. 체계적인 고객관리 기법이 아예 없거나 고객리스트를 노트에 적어서 관리하고 있는 대부분의 화장품전문점들이 이렇게 다양하고 체계화된 고객관리 기법과 시스템을 도입한 브랜드숍과 경쟁이 될 리 만무하다.

마직막으로 인테리어 등 투자에 대한 어려움이다. 화장품전문점의 많은 수가 한 자리에서 인테리어 개선 없이 3년이상 장기간 화장품가게를 하고 있어 인테리어의 노후화가 상당 수 진행되었고, 소비자 구매기호의 변화에 따라 기존의 상담을 위한 인테리어에서 셀프 셀렉션이 가능한 인테리어로 시설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나 매출감소로 위축된 투자심리가 이를 저해하고 있다. 투자를 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개인사업자에겐 아직 까다로운 금융권의 대출조건과 높은 이자로 투자할 재원을 마련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의 브랜드숍 가맹사업자들은 점주가 직접 시공 할 경우 3.3제곱미터당 100~200만원이면 충분한 인테리어견적을 지정업체와 짜고 300~500만원으로 부풀리기를 해 일부 인테리어 비용을 회사에서 부담해 주겠다고 현혹하여 이를 빌미로 매출약정을 맺고 약정기간을 채우지 못할 경우 지원금액에 대해 위약금을 물리는 횡포를 공공연히 행하고 있다.

필자가 기획한 세니떼뷰티숍의 경우 보증금과 권리금을 무이자로 지원하는 한편 인테리어 콘셉트는 회사에서 지원하고 시공은 점주가 직접 선정한 인테리어 업체에서 할 수 있도록 하여 인테리어에 대한 거품을 제거하였고, 인테리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본사에서 적극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론칭 2년 여 만에 300여 개 까지 가맹점포가 늘어난 성공요인이었다고 생각한다.

우후죽순 늘어나 과당경쟁으로 365일 세일을 외치고 있는 브랜드숍은 흡사 90년대 말의 70%~90% 할인을 써 붙이고 막장영업을 하던 화장품전문점을 떠올리게 한다. 화장품전문점이 고객지향의 프로모션과 전문적인 맞춤형 상담능력, 고객관리시스템을 갖추고 인테리어 등을 개선한다면 여러 브랜드를 한꺼번에 비교하여 구매할 수 있는 장점을 살려 충분히 예전처럼 많은 소비자들에게 환영 받을 수 있는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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