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한국의 화장품 수출은 2조 9,280억원로 전년대비 43.76% 증가, 5년 연평균성장률도 34.3%로 증가했다. 수출 비중은 1위 중국이 41%, 2위 홍콩 25%, 3위 미국 7%, 4위 일본 5% 순이다. 2015년 대중국 수출은 전년대비 100% 증가했으며, 홍콩과 미국도 각각 40~50% 성장했다. 중화권 수출액은 수출 비중의 70%을 차지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가 가장 최근에 발표한 2016년 9월 한국 화장품의 전체 수출은 4.2억 달러를 경신하며 전년대비 75.6% 증가한 반면 대 중국은 9,200만 달러로 전년대비 43% 증가에 그쳤다. 2016년 9월 누적 대 중국 수출 증가율은 35%로 2015년 연간 100% 대비 둔화한 모습이다. 구체적인 이유는 2015년 한국 화장품 전반에 걸친 폭발적인 수출 증가에서 2016년은 중국의 48정책(전 채널 위생허가 취득 필수)과 관련된 세제 개편, 그리고 사드 이슈 이후 중국 내 수입 화장품에 대한 통관절차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중국 화장품 시장, 세계 순위 2010년, 3위에서 2016년 1위 전망
수출 통계적 결과와는 다른 측면에서 한국의 화장품은 최근 2년 사이 내수 시장에서는 면세점 채널의 고성장 속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이는 중국 소비자의 호응이 바탕이 되었다. 내수가 작은 한국의 화장품 시장규모(식약처 기준)는 2014년 10조원 2015년 11조원에 이어 2016년은 12.6조원이 전망된다. 반면에 중국의 화장품 시장(유로모니터 기준) 규모는 2011년 일본을 재치고 세계 3위에서 2위로 상승한 이후 2014년 30조원, 2015년 33.5조원으로 도약하며 세계 1위인 미국(15년 33.7조원, 14년 32조원)을 위협하고 있다. 사실상 2016년 중국 시장규모는 36조원이 전망되어 세계 1위의 시장으로 도약이 확고해 보인다. 또한 최근 2년 사이 홍콩의 화장품 시장 규모가 1조원 미만에서 1조5천억원대로 증가하고 홍콩 소비자의 1인당 화장품 구매액이 2010년 114US$에서 2015년 147US$으로 증가한 점 역시 중국 화장품 시장 성장과 직접적인 것으로 생각되는 부분이다. <표 1>
지난 10년간 중국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5년(2010~2015) 연평균 성장률은 10%를 시현 했다. 또한 전세계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약 187.6조원이며 2013~2018년(F) 5년 CAGR(연평균성장률)기준 10%를 상회할 전망이다. 중국이 글로벌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음을 구체적으로 확인시켜주는 부분이다. 세계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핵심 콘텐츠의 축이 미국, 유럽, 일본 등의 럭셔리 화장품에서 K-뷰티로 재편된 점은 비단 한국 화장품 기업들뿐만 아니라 글로벌 브랜드 및 중국 내수 기업에 이르기까지 중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규모 확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고리를 형성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글로벌 경제가 성장 정체의 장기화로 이어지는 현실 속에서 중국의 화장품 산업이 두 자리 수 성장률 보이고 있는 점은 전세계가 주목하기에 충분한 이유이다. 그러나 중국 내수에서도 럭셔리 브랜드가 대부분 침투하고 있는 백화점의 불황은 글로벌 대표 화장품의 매출 정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2011년 일본 원전 사태로 인한 일본 화장품 판매부진 또한 럭셔리 채널의 불황을 가속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로 작용했다.
중국 시장 성장 축 3가지 배경
글로벌 대표 브랜드들이 확고한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백화점 채널이 불황을 겪는 한편 반사적으로 모바일과 온라인 채널에서의 화장품의 성장, 그리고 K-뷰티의 성장 배경은 크게 3가지로 생각된다.
△시진핑 정부 이후 부정부패 근절이라는 정책적 방향성은 1선 도시의 백화점과 쇼핑몰을 중심으로 해외 명품의 잡화와 시계, 술 등 사치품에 대한 급격한 소비 위축으로 이어졌다. 명품 브랜드 소속의 글로벌 화장품도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2011년 일본의 원전 사태는 중국 내 일본산 소비재의 매출 감소를 가중 시키는 계기가 됐다. 중국의 시장구조는 럭셔리의 미국, 유럽 브랜드 다음으로 프리미엄 일본 브랜드에 중산층 소비가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1, 2선 도시 대비 3, 4선 도시의 소비 증가율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중국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에서 2010년까지 개인소비가 GPD증가에 32%기여했으며 2010년에서 2015년까지 기여도는 41%로 높아졌다. 이는 중국의 내수 성장이 자본투자에서 내수소비로 전환되는 시점에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종합해볼 때 중국 정부의 정책적 방향성이 지방도시로 재편되면서 3, 4선 도시의 민간소비 증가, 온라인 플랫폼의 발달 그리고 소비재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1, 2선 도시의 명품 소비는 감소한 반면 3, 4선 도시의 소득 수준에 맞는 K-뷰티에 대한 소비는 증가했기 때문이다. 3, 4선 도시는 급격한 경제 성장, 인터넷의 보급으로 온라인과 소셜 미디어의 발전이 곧 민간 소비 증가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3, 4선 도시에서 유행의 접점에 있는 브랜드들은 1, 2선 도시 대비 오프라인 매장이 현격히 부족한 상황으로 소셜 미디어를 통한 소비자 구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2016년 Wechat(중국 1위의 소셜, 한국의 카카오톡과 카스, 미국의 페이스북 종합 버전)을 이용한 제품 구매는 전년대비 50% 증가했는데 이는 중국 전체 평균으로 3, 4선 도시의 구매 증가율은 1, 2도시를 크게 20~30% 상회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Wechat을 통한 구매 품목 중 의류와 화장품의 비중이 25~30%로 확인되기 때문이다.
K-뷰티 중국 진출 무조건 성공?
K-뷰티는 지금까지 경험한 적 없는 글로벌 시장의 구조적인 재편을 기회로, 중국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주식시장 내 상장된 대표 업체인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코스맥스, 한국콜마의 사업전략은 국내 비상장 중소형 브랜드, OEM•ODM 전문, 원료, 용기 등의 부자재 업체부터 중국 내수와 글로벌에 이르기까지 롤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의 중소형 상장 및 비상장 업체들의 경우 대표 기업들을 롤모델로 삼는 대부분의 이유는 신규투자와 자본조달의 목적을 중국 진출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 사업을 20년 가까이 진행해 온 일부 기업들 중에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과 함께 과거 10년 전까지만 해도 내수에서 동일한 모멘텀을 반영해 왔다. 그러나 이 업체들의 경우 최근 5년 사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포함, 고성장하고 있는 인기 브랜드 및 업체들과 큰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그 핵심 원인을 ‘중국 진출’ 의 유무로만 보고 있다.
일부는 맞는 내용이고 일부는 아주 위험한 견해로 판단된다. 대표업체들이 짧게는 5년~10년에서 길게는 20년전부터 중국 시장에서 시행착오의 과정을 거치며 브랜드 인지도와 전략을 쌓아온 결과가 호황의 타이밍 속에서 최근 3년 사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가 2015년 중국에서 큰 호응을 받으며 성장 동력으로 부각되기까지는 지난 10년 이상 라네즈와 마몽드가 중국 채널에서 브랜드력과 현지화 전략을 꾸준히 쌓아온 점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는 2015년 기준 1조원 매출(중국 포함 전체)을 시현했으며 이니스프리는 8천억원, LG생활건강의 후도 8천억원을 시현한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1위의 랑콤이 2015년 기준 5조원, 시세이도가 4.3조원, 샤넬이 4조원, 에스티로더가 3.7조원, 크리스찬디올이 3조원을 시현한 점과 비교하면 글로벌 대표 브랜드의 역사는 평균 94년(랑콤 82년, 시세이도 120년, 샤넬 96년, 에스티로더 71년, 크리스찬디올 70년)으로 확인된다. 반면에 설화수 20년, 이니스프리 12년, 후 12년으로 브랜드 역사 및 SKU와 객단가 등에 근거할 때 국내 대표 브랜드의 1조원대 매출 달성은 큰 의미를 지닌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소비자니즈를 이끌기까지 아시아인 맞춤의 R&D와 가격 경쟁력 속에서 인지도를 쌓았기 때문이다. 물론 K-뷰티의 열풍과 함께 보따리상의 대규모 구매도 일부 반영된 점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 오랜 기간 축적한 R&D 노하우를 바탕으로 내수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한 뒤, 중국으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투자 확대는 매우 긍정적 전략으로 판단된다. 우량 기업들의 중국 진출은 한국 브랜드가 중국에서 롱런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계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반면에 짧은 업력을 바탕으로 한류 열풍과 연예인 마케팅만을 브랜드의 축으로 내세우며 단기 내에 중국 진출과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큰 가능성을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 무대 옥석가리는 이미 시작
K-뷰티가 대세 콘텐츠로 이어지는 현 시점에서 중국 진출에 대한 초기 진입은 누구나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2016년만 해도 중국의 48정책(행우세폐지에서 종합세 전환), 사드 이슈 등이 갑작스럽게 대두되면서 산업 전반에 걸쳐 제시되어 왔던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2015년은 2014년 대비 대중국 화장품 수출 성장은 100%인 반면에 2016년 2분기와 3분기 사이에 급격하게 둔화되면서 2016년 9월 누적 수출 성장은 40% 미만에 그치고 있다.
물론 2015년 폭발적인 수출 증가로 인해 2016년은 베이스 부담도 존재하지만 48정책 이후 전 채널 위생허가 필수 정책과 보따리상 규제 강화가 직접적인 장애가 되고 것으로 보인다. 대 중국 수출이 둔화세를 보이는 반면 대홍콩 수출은 2015년 64%인데 반해 2016년 3분기는 증가율은 144%로 급등하는 등 규제와 단속 강화로 인한 거래의 경로가 바뀌고 있는 모습도 구체적으로 확인되기 때문이다.
2016년 하반기 중국 규제 강화 과정에서 브랜드와 기술력에서 구체적인 사업 모델을 갖춘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의 변화는 이미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대표 업체들의 경우에는 중국 현지에서의 브랜드 라인업을 고려, 국내 면세점에서 보따리상의 구매 제한을 강력하게 적용하고 있다. 동일 브랜드에 대한 보따리상의 덤핑 판매와 중국 공식 채널의 정상가격 판매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와 브랜드 훼손을 막기 위함이다. 그러나 보따리상 경로를 통해서 인지도를 쌓아왔던 브랜드들의 경우 금번 48정책과 사드 이슈 이후 경로 차단으로 인한 실적 감소가 직접적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이러한 환경 속에서 기회요인을 얻고 있는 기업은 코스맥스로 판단된다. 코스맥스는 10월부터 중국 법인이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운영하는 B2C 쇼핑몰인 Tmall의 국내관의 종합몰 운영 허가를 획득했기 때문이다. 금번 허가를 통해 코스맥스는 Tmall 내에 한국 화장품의 전문 유통 채널을 생성하고 숍인숍 형태로 입점시키는 일련의 과정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해외 업체들이 입점해 있는 국제관이 아닌 중국 현지 소비자들의 이용이 집중되고 있는 국내관 입점에서 사업성의 차별화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코스맥스는 국내 부문만 근거할 때 2위 사업자이다. 그러나 2015년 말부터 중국 매출액이 2천억원대 규모로 확대되면서 연결매출액 기준 국내와 글로벌 1위 OEM•ODM 업체로 포지셔닝을 강화했다.
중국 재정부는 10월 1일부터 내수 진작을 위해 화장품 소비세 30%를 폐지 및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에 대한 수혜가 예상되지만 최근 중국 내 생산법인을 갖췄거나 위생허가 취득 및 이미 경쟁 우위에 있는 기업에 국한될 것이다. 유명한 파티가 열린다고 해서 누구나 초대될 수 없는 입장에 놓인 중소형 업체들 또한 상당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시점에서 △코스맥스의 Tmall 국내관의 운영 허가권 획득과 △코스메카코리아의 주식시장 상장을 통해 공개되는 중국 내 사업 진출 현황 등은 국내 시장에서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간에 국한된 1~2위 경쟁구도에서 중국 내 포지셔닝 강화와 고객사 확대 전략은 한국 OEM•ODM 산업의 상향 평준화를 가져오는 긍정적인 경쟁 이슈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