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제는 모두가 사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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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일 jikim@jangup.com
  • 승인 2001.03.09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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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회복`이 제도정착 과제…공동노력 펴야


본지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제기한 `판매자 가격표시제도 개선방안`의 실효성과 이에 대한 보완책을 총 4차례에 걸쳐 기획, 연재했다. 결론적으로 판매자 가격표시제도의 미정착에 대해 업계와 유통가의 의견차가 좁혀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근원적으로 소비자들의 인식부재를 주요 원인으로 지적하는 데는 상호간 의견일치를 보이고 있지만 진흥원에서 제기한 OP제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는 각기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판 전문점의 마켓쉐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제도 자체의 보완책을 조속히 마련해 시행해야 할 것이다. 특히 현장 판매처에서 활약 중인 점주들이 `소비자들의 인식전환이 선결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OP제도 시행`을 시판 약세의 주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만큼 현 화장품 소비문화를 한 단계 성숙시킬 수 있는 홍보방안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OP제 폐지론까지 제기하고 있지만 폐지보다는 현실적인 보완책을 통해 점진적인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어야 할 것이란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수입제품의 판매량이 30%선을 넘어서고 있다는 점, 유통경로의 다각화가 급속하게 진행 중이라는 점, 여기에 카운슬링이란 전문점의 강점도 이제 경쟁력 제고 차원이라기 보다는 필수적인 경영기법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 등을 감안하면 현재 시행 중인 OP제의 완전한 정착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우선 OP제 시행을 통해 상거래 질서를 확립하겠다는 초창기 의지만큼 부가적인 지원책과 대소비자 홍보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특히 모범업소에 대한 인센티브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측의 강력한 시행의지가 필요하다. 현장에서는 구체적으로 사업융자금 지원, 세제혜택 등의 실질적인 지원책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진흥원에서 가능성 있는 제안으로 평가한 사용기한표시제 도입의 경우 보다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재고부담 등 낭비적인 요소로 인해 메이커 측에서의 부정적인 시각이 대두되고 있는 점이나 본격화된 기능성화장품 시장의 안정적인 성장 측면에서 다각적인 고려가 선결돼야 할 것이다.



유통가 현장에서 불만사항으로 제기돼 온 재판매가격유지행위도 위법논쟁 이전에 유통가 현세에 대한 시각차가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소비자들의 `할인코너`란 인식을 불식시키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지도가격에 대한 마찰이 지속되는 한 OP제의 안정적인 정착은 이루어낼 수 없을 것이란 게 대다수 유통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물론 소비자의 할인 요구성향 이외에 판매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부족한 상황에서 시장감시와 통제기능을 보다 강화해야 할 것이란 주장도 이번 개선방안에 포함됐다. 우선 판매자가 제품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화된 시스템의 도입이 절실한 상황이며 이를 통해 가격정보제공 체계 확립, 판매가격 감시체제 구축이 가능할 것이다.



이번 개선방안 중 가장 시급한 문제로 대두된 것이 바로 소비자 측면에서의 변화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판매가격 표시제의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할인관습을 배제하고 판매업소간 가격, 품질 등을 비교해 구매하는 합리적인 소비행태가 성립돼야 한다는 점은 당연지사. 그러나 과연 정부나 관계기관에서 소비자들의 인식전환을 위해 어떠한 움직임을 보여줬는가에는 그 누구도 자신있게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물론 직접 소비자들을 상대하는 현장 판매처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지만 이 또한 한계는 있다.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구매행태를 요구하기 전에 OP제의 정확한 의미에 대해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대한화장품공업협회는 지난달 열린 정기총회에서 올해 판매자 가격표시제도의 확고한 정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OP제는 과연 누구를 위한 제도인가`. 내용상으로는 소비자라 할 수 있지만 할인코너에 대한 인식이 남아있는 한 제도의 참된 의미를 그 누구에게도 이해시킬 수 없을 것이다. 연간 생산량 3조원으로 세계 10대 시장에 진입한 국내 화장품산업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현 OP제도를 하루빨리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기사입력일 : 2001-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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