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보복 사라진 요우커, 명동·홍대 화장품상권 ‘썰렁’
사드보복 사라진 요우커, 명동·홍대 화장품상권 ‘썰렁’
  • 윤경선 koia7@jangup.com
  • 승인 2017.03.2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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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하락으로 화장품업계 한숨, 우려목소리 높아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으로 내려진 한한령(限韓令)이 지속되는 가운데 화장품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최근 중국은 한국행 여행상품의 전면 판매 금지령을 내리며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 국가여행국은 각 여행사에 지침을 내려 한국으로 가는 단체관광 상품, 인센티브 관광 상품, 크루즈 여행 상품 등 한국 여행 상품을 일절 팔지 못하도록 했다.

사드문제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화장품쇼핑의 메카라 불리며 업체가 밀집해 있는 명동은 썰렁한 분위기다. 평소 같았으면 떼를 지어 몰려다니던 중국 단체 관광객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중국 관광객 쇼핑목록 1위는 화장품으로 중국 단체 관광객 방한이 중지되면서 화장품 매출도 뚝 떨어졌다. 그동안 중국 관광객들은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등 대기업 화장품 제품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화장품까지 싹쓸이 해 왔다.

중국 관광객에게 인기를 모았던 한불화장품의 달팽이크림 판매량은 크게 줄었다. 한불화장품은 명동과 강남일대 전문매장에서 판매하던 달팽이크림 판매량이 사드 이슈 이전과 비교하면 70%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달팽이크림은 전문 화장품 매장인 잇츠스킨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 상품으로 고객은 대부분 중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장품매장 내부는 간간히 사람들이 눈에 띨 뿐 종업원들이 손님들을 기다리는 풍경이 대부분이었다. 업체들이 봄을 맞아 파격적인 할인혜택과 마스크팩, 화장품샘플 증정 등 이벤트 행사로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었지만 한산한 모습이었다.

명동 한 매장 관계자는 “사드 문제로 인해 매출이 급감했다. 중국 소비자 비중이 70%이상이었는데 사드이슈로 손해가 크다”며 “당장 해결책이 나올 것 같이 않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명동과 더불어 홍대 상권도 위축된 모양새다. 사드관련 상황을 묻는 다른 매장에서도 “매출이 반토막 났다. 간간히 싼커들이나 동남아 관광객들이 오고는 있지만 유커에 비할 바가 아니다”고 한숨을 쉬었다.

화장품 업체와 더불어 면세점, 호텔, 유통업체도 비슷한 상황이다. 평소 같으면 중국인 쇼핑객으로 북적였던 면세점도 마찬가지로 중국인 쇼핑객의 발길이 끊겼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전국 8개 매장의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줄었다. 특히 중국인 매출은 30% 감소했다.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액은 6조원으로 이 가운데 70%가 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하고 있다.

신라면세점 매출 역시 전년 대비 20% 이상 줄었다. 갤러리아 면세점의 매출도 지난 15일 이후 지난해보다 30% 정도 감소했다. HDC신라면세점도 15일 이후 매출은 직전주보다 30% 이상, 신세계면세점도 같은 기간 지난달 평균 하루 매출보다 약 35% 각각 줄었다.

업계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사라질 경우 산술적으로 국내 면세점 매출 절반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대중 무역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중국 교포가 밀집한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은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수출길이 막히며 상권이 죽은데다 최근에는 반중 감정이 격해져 상인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국산 화장품을 중국에 파는 보따리 상인들은 사업을 접어야 할 판이라며 하소연을 하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는데다 중국 세관이 서류 미비를 이유로 통관까지 막아버렸기 때문이다.

또 중국내에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위생허가를 까다롭게 하거나 행정지도를 강화해 한국 화장품 수출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지난해 중국에 수출한 화장품 총액이 전년대비 3배 이상 올랐다. 중국 시장이 한국 화장품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대 초반 20%가량에서 최근 40%까지 높아졌다.

최근 대한화장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품 총 수출액은 사상 최대치인 41억7800만달러(4조7800억원)를 기록했다. 이 중 중국 수출 비중은 37.3%로 15억6000만달러(1조78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화장품 총 수출액은 전년 대비 43.6% 급증했고 중국 수출 또한 33.1% 늘어났다.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 제품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0년 5.4%에서 지난해 6월 현재 23.7%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수입산 화장품 시장 점유율은 한국이 23.7%로 프랑스(29.3%)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일본(15.2%)이 3위, 미국(10.9%)과 영국(6.6%)이 각각 4위, 5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업계는 피해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 아래 대응책 마련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올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사드 배치와 관련, 국내 화장품에 대한 중국의 제재 조치에 당분간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여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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