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이공은 늘고, 유커는 줄고…왜?
따이공은 늘고, 유커는 줄고…왜?
  • 전진용 bretislav@jangup.com
  • 승인 2017.09.0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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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기형적 수익구조에 화장품 유통 혼란
 

면세점의 일부 화장품 매출이 늘고 따이공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화장품 업계는 점점 더 어려움을 겪고 있어 혼란을 겪고 있다.

유통가에 따르면 사드사태 이후 따이공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여행사들과 면세점들이 급감한 중국 관광객인 유커를 메우기 위해 ‘따이공 모시기’에 집중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여행사들은 면세점에서 받는 매출 대비 수수료 중 일부를 따이공에게 인센티브로 제공하는 등의 방식으로 따이공 유치에 나서고 있는 상황. 이렇게 유치된 따이공들은 많게는 국내 면세점 화장품 매출의 80%가지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매출 하락으로 고심하고 있다. 이유는 면세점 유통에서 따이공들로부터 발생하는 기형적인 매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수익성으로 연결되는 실질적인 구매자인 유커는 크게 줄어들은 반면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는 편법구매자인 따이공은 크게 늘었다.

실제로 지난 7월 면세점의 외국인 방문객이 45% 급감한 반면 매출은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국인 방문객이 줄었어도 외국인 1인당 매출액은 오히려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런 수요가 바로 따이공이라는 분석이다.

7월의 경우 외국인 1인당 매출액은 약 655달러로 전월대비 1.2% 증가했고, 전년동월대비로는 약 96.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 관광객의 빈자리를 보따리상들이 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따이공 유통이 봉쇄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베트남, 라오스 등을 통해 우회하여 중국에 들어가는 유통라인이 존재하고 또한 다른 형태로 국내에 제품이 유출되는 사례도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내 화장품의 경우 중국내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으며 용량대비 마진폭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일부 한방브랜드와 프리미엄 브랜드에 국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 마저도 따이공들이 누리는 편법혜택으로 인해 수익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모 한방 브랜드의 경우 하루에 4개 컨테이너 6톤분량의 제품이 들어오자마자 하루만에 모두 소진될 정도로 따이공들의 사재기가 많다”며 “하지만 따이공 모시기에 급급해 주어지는 여러 형태의 혜택으로 인해 실질적인 수익성은 좋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따이공의 화장품 사재기가 일부 국내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와 외국산 고가 브랜드에 국한되고 있어 실질적으로 국내 화장품 기업에게는 별 힘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또한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따이공들이 사재기한 제품들이 국내에 유통되는 사례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런 면세점의 기형적인 따이공 매출로 인해 매출액은 상승하나 영업이익은 줄어드는 기형적인 구조를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대형 면세점들의 경우 상반기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지난해에 비해 적게는 40%대에서 많게는 100%가까이 감소했다. 또한 일부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국내 화장품의 영업이익도 반토막난 상태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면제점에 따이공의 수가 증가하고는 있지만 큰폭의 할인혜택, 알선수수료, 또 다른 형태의 편법적인 수수료 등의 지급으로 수익성이 오히려 나빠지는 악순환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며 “외형 성장이 아닌 실질적인 성장과 안정을 위해서는 따이공이 아닌 실구매고객의 유치를 위한 전략을 새롭게 세워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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