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용어의 통일과 `약속`
화장품 용어의 통일과 `약속`
  • 허강우 kwhuh@jangup.com
  • 승인 2001.08.06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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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파우다-훼이스파우다-훼이스파우더-페이스파우더`, `아이새도-아이샤도-아이샤도우-아이새도우-아이섀도`, `클렌징-크렌징-클린징-클린싱-크린싱`.



현재 국내 화장품 업계는 동일한 유형의 제품을 놓고도 이렇듯 참으로 다양(?)한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화장품의 유형을 규정하는 용어들이 외국어라는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회사마다 너무도 제각각이어서 매일매일 기사를 써야하는 기자들도 곤혹스럽기조차 하다.



외래어 표기 원칙에 의하면 음성기호의 [f]는 `ㅍ`으로 표기토록 돼 있지만 `ㅎ`과 혼용해 사용하고 있는 경우를 비롯해서 모음의 `아`와 `어`의 혼용, 또 `에`와 `애`의 혼용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정도다.



하다못해 일반적으로 `로션`이라는 용어와 같은 유형의 제품을 뜻하는 것으로 사용하고 있는 `emulsion`의 경우에만 해도 `에멀젼` `에멀전` `에멀션` 등 세 가지에다가 프랑스어 발음을 최대한 반영한답시고 일부 회사에서는 `에멀씨옹`이라고 표기하기까지 한다.



근본적으로 따지고 본다면 정부의 국어정책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제기해야 하겠지만, 적어도 `언어는 약속`이라는 속성을 먼저 감안해 본다면 이러한 문제는 업계에서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까 한다.



즉 현재 기본적으로 11개 유형·66개 제품목으로 분류돼 있는 제품에 대한 용어부터 통일화 작업을 시작하고 이에 따른 세분화된 각 제품들에도 이러한 통일화된 용어를 사용하도록 우선 표준안을 만들어 업계에 보급하도록 하는 것이다.

단지 제품과 관련된 용어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원료나 성분에 대한 표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영문 `i`나 `y`를 `-이`로 읽어서 표기하느냐 `-아이`로 읽어서 표기하느냐에서부터 `-xy`를 `-로시`로 할 것이냐 `-록시`로 할 것이냐에 이르기까지 제품관련 용어만큼이나 많은 경우가 있다.



연전에 대한화장품학회에서 이러한 용어 통일작업을 추진해오다 지금은 진행상황 여부조차도 모를 정도가 돼 버렸다. 이러한 작업은 한 메이커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화장품협회나 이미 이런 일을 추진한 바 있던 화장품학회와 같은 곳에서 전문가 집단과의 프로젝트를 통해 진행해야 할 사안인 것이다. 또 이러한 작업을 통해 마련된 표준안을 각 메이커는 최대한 수용하겠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화장품을 최종적으로 사용하는 소비자들에게도 이러한 통일된 표기는 선택과 사용에 있어 분명 편리함을 줄 수 있으며 이것이 바로 `고객중심의 경영`의 출발점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를 통해 또 하나의 `약속`이 만들어지고 이를 지켜나가야 하는 의무감도 생겨나기 때문이다.





기사입력일 : 2001-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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