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강공에 실적은 부진 … 유명 브랜드 참여율 낮아
프랑스의 화장품소매업계에서 23%의 판매비중을 차지하는 거대체인업체 세포라와 유럽최대의 파마시체인 소매업체인 영국의 부츠가 지난해 일본에 나란히 상륙해 수도 도쿄의 노른자위 긴자 지구에 점포를 개점함으로써 일본 언론매체들은 이것을 ‘긴자 화장품전쟁’이라고 크게 보도 했었다. 지난해 11월 28일 긴자에 오픈한 세포라 제1호점은 매장면적 1백85평의 대형점으로 1층이 프래그런스, 2층이 메이크업, 3층이 스킨케어 매장이며 취급하는 브랜드 수도 프래그런스가 1백75개 메이크업이 40개, 스킨케어가 75개에 이른다. 개점 후 지난해 말까지 35일간의 매출실적은 약 1억3천5백만 엔이었는데 이는 다른 일본내 백화점 화장품 매장의 매출과 비교하면 크게 뒤진다.
물론 세포라는 막 개설된 신출내기 매장이므로 오랜세월의 관록을 쌓아 올린 백화점 화장품 매장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얼핏 현상을 살펴봐도 양자의 격차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세포라 매점에 대해서는 기존 백화점거래에 대한 악영향을 우려한 유명 외국화장품 브랜드인 샤넬, 랑콤, 에스티로더, 크리니크, 헬레나 루빈스타인 등이 참여를 꺼려해 매점코너 출점을 기피했다.
심지어 세포라와 동일한 LVMH그룹 산하의 크리스찬 디올, 지방시, 겔랑까지도 마지못해 프래그런스와 메이크업 제품의 일부만을 출품했을뿐 스킨케어 제품을 일체 내지 않는 냉담함을 보였다.
세포라측에게는 긴자 점포가 일본시장에서의 플래그쉽 스토어 즉 거점매장인 셈이다. 뒤이어 출점한 오사카 신사이바시점과 도쿄의 시부야 마크시티, 후나바시 라라포와 오는 6월에 오픈할 신쥬쿠, 7월의 하라쥬쿠 출점이 예정됐지만 긴자점처럼 이들도 유명 백화점거래 브랜드들의 홀대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할까 우려된다.
일본과 달리 화장품전문점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미국에서 세포라는 급속한 다점포 확산전개 전략을 통해 쾌속의 진격을 이룸으로써 미국 백화점내 화장품매장에 큰 위협을 가하고 있다. 반면 일본의 백화점들은 강력한 화장품판매력을 가진 만큼 세포라로서도 일본 시장에서 운신하기가 어렵고 고전을 면치 못하리란 전망이 가능하다.
한편 유럽 최대의 의약품 및 토일레트리 체인망인 영국의 부츠 긴자점은 지난해 11월 매출이 8천9백만엔, 12월에는 1억엔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매출면에서는 증가추세를 달리고 있다. 부츠는 코앞의 매출증대 보다는 앞으로 일본에서도 실현될 의약분업시대에 대비해서 조제사업까지를 겨냥한 대형 토일레트리 소매점의 중장기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시장에서 프랑스의 세포라나 영국의 부츠가 지금 수준의 매출규모로는 당분간 채산을 맞추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일본의 인건비는 세계 제일 수준이며 점포운영 유지비용도 구미보다 턱없이 비싸다. 이처럼 운영비용이 세계 톱을 달리는 일본에서 유럽의 세포라와 부츠 양사가 저렴한 단가의 화장품이나 토일레트리(일용품 잡화)판매로 채산성을 맞추자면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일본 장업계 관측통들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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