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 세계를 제패한다"
"디자인이 세계를 제패한다"
  • 장업신문 master@jangup.com
  • 승인 1997.08.0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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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수준 "한심"...철학깃든 이미지 창출 급선무
국내 제조업체가 여전히 유행에 편승한 단기적 안목으로, 수입브랜드를 흉내낸 디자인과 경쟁 브랜드를 카피한 디자인으로 인해 독창적인 용기 디자인을 개발시키지 못하고 있어 이 부문에 대한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와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올들어서만도 용기 디자인에 대한 카피 논쟁이 잇따라 불거져 나오면서, 디자인 철학이 전무한 국내화장품 제조업체의 디자인 부문에 대한 반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H사의 B브랜드와 P사의D브랜드간에 일었던 카피소동과U사의 Y브랜드 노컬러 파운데이션과 I사외 메이크업 베이스가 보여주는 용기 디자인의 유사함은 국내 업체의 무차별적인 디자인의 보편화 양상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독특한 용기 디자인으로 제품 이미지의 차별화에 성공하며 시장공략을 보다 적극화하고 있는 수입제품과에 반해 국내업체들은 디자인육성에 대한 지원없이 매번 카피논쟁으로 탁상공론을 거듭하고 있는 꼴이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는 전체 화장품 생산액의 30%에 이르는 비용이 용기 생산과 관련한 부가재 생산에 투입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자재업체 전반에 걸친 영세성과 낙후성이 디자인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1백20여개의 화장품 제조업체가 90여개에 이르는 국내 부자재업체를 이용하고 있지만 이들 부자재업체 대부분이 작은 규모의 영세업체로, 제조업체의 주문을 그대로 따르고 있을뿐 독자적인 개발에 대한 투자여력이 없는 실정인 까닭이다. 현재 화장품에서 널리 쓰여지고 있는 중요한 용기를 포함한 포장재료는 유리, 수지(플라스틱), 금속,튜브와 종이류 등 다섯종류로, 이들은 포장목적에 따라 개장, 내장, 외장 등으로 나눈다. 이 가운데 유리를 소재로 한 초가용기는 다소 무겁고 취급상 주의가 필요하지만 액상이나 유동성 화장품용기로 널리 사용돼 현재 용기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제품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를 주도하고 있는 부자재업체는 태평양종합산업을 비롯해 동양유리, 대옥유리, 대일유리 등으로 국한되며 나머지 업체들은 소규모생산으로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그 어려움을 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와관련해 태평양 디자인팀의 한 관계자는 『이들 부자재 업체마저도 전문 디자이너가 1명도없어 디자인상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못함은물론용기 재현이 어려운 디자인은 수주 자체를 아예 꺼리고있어 결국 독특한 용기 디자인은 수입을 하고 있다』고 밝혀 디자인 개발에 대한 문제가 업계 전반에 걸친 고질화된 심각한 문제임을 강조했다.



또 업계 전문가들은 디자인 철학이 부재가 근본적으로 제조업체의 마케팅력 부재에서 기인한다는 데도 공통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철저한 마케팅력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의 컨셉이 확실할수록 독특하며 차별화된 용기의 디자인이 보다 쉽게 창조될 수 있다는 설명에 무게가 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근본적인 마케팅력의 부재 속에 영세한 부자재업체의 실정이 더해져 결과적으로 디자인산업의 퇴보를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정기적인 안목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확대돼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내부경영자의 투자의욕을 자극해 자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 화장품 제조업체의 경우도 철저한 마케팅력을 바탕으로 한 제품 개발과 이를 바탕으로 한 독창적인 디자인창출로 수입화장품과의 경쟁에서 열세를 만회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다. 무엇보다 과학산업으로, 또 첨단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화장품산업에서 더이상 부끄러운 카피논쟁만은 불식시킬 수 있도록 업계 전반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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