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초대석]메이크업 아티스트 ‘국가공인 시급
[목요초대석]메이크업 아티스트 ‘국가공인 시급
  • 최지흥 jh961043405@gmail.com
  • 승인 2009.03.20 11: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코리아메이크업아티스트협회 신단주 회장

세계시장은 넓은데 국내 여건은 아직 미흡… 자격분리 보다 앞서 이뤄져야
 

대담ㆍ안명수 大기자



사단법인 코리아메이크업아티스트협회 신단주 회장(54)은 1970년대 우리나라 화장품업계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란 이름도 생소한 직능분야의 텃밭을 가꾼 1세대 기수에 속한다. 열악하기 그지없던 시장 환경 속에서도 세계의 트렌드를 받아들여 오늘날 전 세계 12위권의 화장품 강국을 만드는데 일조한 개척세대의 한사람이다. 때문에 메이크업에 관한 그의 열정은 타인의 추종을 불허한다. 메이크업 그 자체가 생애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혼신의 힘을 쏟아 학원을 운영하고 협회를 이끌어간다. 전국 5만여 명 메이크업아티스트들의 선배이자 협회의 대표살림꾼으로서 동분서주하고 있는 그를 지난 16일 신사동 협회 회관에서 만났다.
 

- 최근 협회 명을 ㈔한국분장예술인협회에서 ㈔코리아메이크업아티스트협회"로 변경하였습니다. 그 배경과 의미가 궁금합니다.
 

 

신 회장: 한국분장예술인협회라는 명칭은 지난 2001년 문화체육관광부(구 문화관광부)로부터 사단법인 인가를 받을 때부터 써온 이름입니다. 당시 영문표기 명인 ‘KOREA MAKE-UP ARTIST ASSOCIATION’도 함께 받았지만 문광부에서 한글 표기를 권해 한국분장예술인협회라는 명칭을 써왔던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세계화를 추진하는 본회의 의지와 분장이란 명칭을 낙후된 분야로 인지하는 젊은 층들의 인식 변화를 위해 협회 명을 변경했습니다. 이번 협회 명 변경은 분장이란 명칭을 단순히 특수, 무대 메이크업으로 인지하는 젊은 층들에게 보다 포괄적인 의미로 다가가고 영어권 국가에 국내 메이크업을 알리는 협회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자권 국가에는 한국분장예술인협회로 소개할 예정이며 영어권 국가를 대상으로 할 때는 코리아메이크업아티스트협회란 영문 표기를 사용할 계획입니다.
 

 

- 계속되는 경제위기 속에서 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협회 사업 추진에도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메이크업업계의 최근 동향을 소개해주시고 불황극복을 위해 협회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듣고 싶습니다.
 

 

신 회장: 최근 취업난으로 실업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메이크업 분야를 공부하려는 이들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아직 산업 군이 안정적이지 못해 스텝 과정이 힘든 메이크업 분야보다는 산업 군이 형성되어 있는 피부 관리와 미용 분야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정부가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인턴이나 잡쉐어링 등의 정책을 내놓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일을 나누는 것일 뿐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내의 우수한 인재를 디자이너가 필요한 해외로 진출시키는 것이 하나의 대안으로 보입니다. 협회는 이러한 시대 상황을 고려해 해외 취업을 도와주는 해외취업 센터 프로그램을 신설해 운영 중입니다. 현재 협회는 1차적으로 중국 취업을 대상으로 미용, 헤어 디자이너 재교육 과정을 무료로 진행하고 있으며 교육 이수 후에는 중국유명미용실에 헤어 디자이너로 취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비용부담이 있지만 국내 청년실업 문제 해결과 젊은 디자이너 육성을 위해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 ‘세계로 가는 메이크업’을 지향하면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데 협회가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 한해의 중점 사업 계획과 해외 활동 계획을 소개해 주십시오.
 

 

신 회장: 협회는 매년 세계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서로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아트페어’ 행사를 국제 행사로 진행 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4회째를 맞는 ‘아트페어’ 행사는 이전 대회 보다 체계화된 시스템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기존에 하루에 진행되던 기간을 이틀로 확대하고 경진대회뿐 아니라 세미나, 교육 등을 통해 대회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예정입니다. 또한 참가국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명실상부한 국제 대회로의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실제로 협회는 최근 싱가포르와 호주, 필리핀 등에도 참가를 권하는 등 문호를 활짝 개방해 세계의 모든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 행사를 추진 중입니다. 앞으로 ‘아트페어’는 세계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실력과 우애를 다지는 장으로 써 육성해 갈 계획이며 국익 차원에서 국내 개최를 기본 원칙으로 지켜갈 생각입니다. ‘아트페어’가 세계화를 위한 국제 대회라면 지난해 가을 첫 장을 연 ‘무한도전’ 콘테스트는 국내 메이크업인들의 실력을 배양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국내 대회입니다. 전국의 각 지회를 중심으로 실력 있는 아티스트들의 발굴에 중점을 둘 예정입니다. 자체적으로 분기별로 진행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며 1년에 1회는 부산이나 대구 등 지회에서 행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오는 5월 화장품 박람회 기간 중 진행할 예정이며 전국의 각 지회가 참석하는 의미 있는 대회가 될 것입니다.
 

 

- 메이크업 분야는 국내 뷰티 산업의 일부이기도 하지만 각 분야와 긴밀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습니다. 메이크업 분야를 포함한 미용과 화장품 등 국내 뷰티산업 전반의 발전을 위해 평소 생각하고 계신 고견이 있으시다면 말씀주시지요.
 

 

신 회장: 오늘날 국내 뷰티 산업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발전해 왔습니다. 국내 전문대와 대학의 전공분야에 뷰티 관련 학과가 비율로 보면 전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것이 이를 반증합니다. 그만큼 실력 있는 인재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양성된 고인력에 비해 산업군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것이 현재 당면 과제입니다. 양성된 인력들의 수준에 비해 산업이 낙후되어 있어 살아남지 못하고 퇴보하는 이들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스텝 과정이 힘들어 포기하는 인재들이 늘고 있으며 심지어 외국 인력들이 스텝으로 일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는 국내 메이크업 및 미용산업 발전에도 큰 저해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때문에 최근 협회가 진행하고 있는 해외 취업 재교육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에 취업할 경우 스텝 과정을 별도로 받지 않고 디자이너로써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고 평균 150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4~5년 뒤에는 국내에 돌아와 디자이너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국가 경쟁력 향상뿐 아니라 개인적인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 최근 메이크업 자격 분리에 대한 논의가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회장님의 생각과 협회가 추구하는 방향은 어떤 것입니까?
 

 

신 회장: 이미 미용 산업의 분리는 시대적인 흐름입니다. 대학의 학과가 이미 70~80% 정도가 분리된 상황이며 미용 업계 발전으로 전문화, 세분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아직 산업군의 발전이 안정기로 접어들지 않은 메이크업 업계의 자격분리를 논할 단계는 아니지만 미용 업계 전체로 본다면 장기적으로 자격분리는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미용산업은 크게 학문적인 영역에서의 ‘뷰티 사이언스’와 기술적인 영역의 ‘뷰티 디자이너’로 분리해 볼 수 있습니다. 피부관리와 화장품 등 피부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 방식은 뷰티 사이언스 분야에서 관장할 부분이라면 메이크업 등 기술적인 테크닉이 요구되는 부분은 뷰티 디자이너 분야에서 전문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때문에 뷰티 디자이너 분야는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보건 위생을 담당하는 보건복지가족부의 영역이 아닌 문화체육관광부에 속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됩니다. 자격증의 경우 메이크업 분야는 산업군이 아직 안정화되지 못했기 때문에 인재들의 실력향상과 산업군의 안정화를 위해 민간자격증의 추진보다는 국가공인 자격 추진이 맞는다고 판단됩니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자격 제도가 필요하지만 단독숍이 타 미용 분야와 달리 산업화를 잡지 못한 현재의 메이크업 분야에서는 국가공인 자격이 적당하다고 생각됩니다.  
 

 

- 언젠가 메이크업아티스트협회가 국내 메이크업발전의 실질적인 구심점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시사 한 바 있습니다. 국내 메이크업 업계가 대동단결해서 보다 큰 직능 분야로 키울 대책을 갖고 계신지요.
 

 

신 회장: 협력을 하면 활동 범위가 커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매년 각 협회에서 다양한 대회를 진행하고 있지만 1년에 1회 국가에 제출하는 서류가 제각각이라 업계의 외형이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자료 수집 및 분석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메이크업 관련 협회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업계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는 각 협회가 뜻을 모아 융화되고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모든 협회가 목적한 바가 있고 이를 조화하는 것이 과제라고 봅니다. 좋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른 협회와 긴밀한 교류의 장을 만들어 갈 계획입니다.
 

 

- 근년에 아시아권에서 불고 있는 한류가 화장품을 포함해 뷰티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 더불어 이를 활용한 국내 메이크업 산업 발전을 위해 장기적으로 모색하고 계신 대안이 있으시다면 밝혀주십시오.
 

 

신 회장: 한류 열풍은 국내 메이크업 산업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국내 트렌드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트렌드를 공신력 있게 개발하고 분석해 발표하는 단체가 없습니다. 이미 일본과 이태리,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2~3년전에 패션의 트렌드를 개발하고 이를 화장품에 접목하고 있습니다. 패션의 트렌드에 따라 메이크업 컬러도 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협회는 한류열풍으로 주목받는 국내 트렌드를 보다 체계화시켜 연구하고 개발해 공신력 있는 자료로 발표하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국내에 저명한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관련 종사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국내 메이크업 트렌드를 개발하고 매년 발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현재는 이를 매우 신중하게 추진하고 있으며 2010년에는 가시화된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끝으로 협회 회원들을 비롯한 국내 메이크업 업계 및 뷰티 관련 종사자들에게 당부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신 회장: 메이크업 분야가 많은 이들에게 선호되는 분야지만 국가 차원의 지원을 이끌어 내지 못해 관련 종사자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앞으로도 협회는 국가 차원의 지원을 이끌어 내고 내실을 다져 국내 메이크업인들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장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밖으로는 ‘아트페어’를 통해 세계에 국내 메이크업 경쟁력을 알리고 안으로는 ‘무한도전’ 콘테스트를 통해 인재들의 실력 향상에 기여하겠습니다. 또한 메이크업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해 시스템화하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산업이 커야 인재들도 함께 클 수 있습니다. 국내 메이크업 분야가 산업화로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가겠습니다.

  “우리나라 뷰티산업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발전을 거듭해왔으나 그동안 배출한 고급인력을 산업체가 제대로 수용치 못하는 기현상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무한한 잠재능력을 개발하고 그 꿈을 펼칠 세계시장을 향해 도약의 나래를 펼 때가 바로 지금입니다” 신단주 회장은 오랜 강단생활이 체질화된 탓인지 어느 것 하나 소홀함이 없이 논리적인 주장을 쏟아냈다.


  메이크업이 하나의 직능으로서 어엿하게 독립해야 하는 것은 마땅하지만 안정적 산업군으로서 정착하지 못한 마당에 자격의 분리를 논하는 것은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못 박았다. 오히려 ‘뷰티디자이너’의 영역을 보다 전문화하는 과정에서 국가공인자격으로 인증을 받는 여건을 성숙시키는 것이 우선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오늘날 아시아 각국에서 일고 있는 한류열풍을 한국 메이크업의 세계화를 위해 적시에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좁은 국내시장에서의 경쟁체제를 무한대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해외시장으로 전환하는 전략적 승부와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패션트렌드에 맞춘 메이크업 컬러트렌드를 보다 체계화해 연구하는 대단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명실공히 메이크업아티스트협회로서 공신력을 높이고 세계적 단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것이 신회장의 야심찬 구상이었다.


  그는 끝으로 지난해 가을 처음 열린 ‘무한도전 콘테스트’를 국내대회의 핵심이벤트로, 가을에 열리는 ‘아트페어’를 한국 메이크업의 세계화를 위한 교두보로 삼아 알차게 꽃피울 것이라며 당장 오는 5월 화장품박람회 기간 중 열리는 두 번째 이벤트를 관심 있게 지켜봐달라고 당부하는 것으로 대담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정리 최지흥 기자 jh9610434@jangup.com


사진 윤강희 기자 jangup@jangup.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