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 초대석]”직능의 산업화” 여건부터 조성해야
[목요 초대석]”직능의 산업화” 여건부터 조성해야
  • 최지흥 jh961043405@gmail.com
  • 승인 2009.03.27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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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메이크업전문가직업교류협회 안미려 회장

메이크업 실상 바르게 알리는 자료 태부족  … 발전 위원회 구성 바람직

대담ㆍ안명수 大기자

사단법인 한국메이크업전문가직업교류협회(한메직협) 안미려 회장(55)은 시간을 쪼개가며 사는 억척스런(?) 리더십의 소유자다. 지난 24일 오후 약속한 시간에 맞춰 강남구 논현동 협회사무실을 찾았을 때도 그는 여전히 바쁜 모습으로 일과 싸우고 있었다. 그의 이런 면모는 지난 2005년 설립된 한메직협이 3년여 만에 노동부로부터 사단법인 인가를 받아낸 것에서도 충분히 읽혀질 만큼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한해 최소한 7-8차례의 자격시험을 치루고 서울과 지방에서 번갈아가며 대형이벤트를 주도하는가 하면 중국 등 해외시장을 넘나들며 국제교류를 펴는 안미려 회장, 그에게서 한국 메이크업의 어제와 오늘을 짚어보고 내일을 진단해 보는 것은 꽤나 의미 있는 일이었다.

 

 - (사)한국메이크업전문가직업교류협회는 지난 2005년 설립한 이후 3년만인 지난해 노동부로부터 사단법인 인가를 받았습니다. 지난 3년 동안 한국메이크업전문가직업교류협회가 이룬 성과를 요약해 주십시오.

안 회장: 처음 협회를 시작할 때는 협회라는 조직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일을 하다 보니 협회 역시 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회원을 고객으로 생각하고 어떻게 일을 해야 될까를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메이크업 업계에 꼭 필요한 것으로 3가지 항목을 결론으로 도출했습니다. 첫 번째 과제는 교육의 필요성이었습니다. 체계적이고 시스템화된 교육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체계화하는데 힘을 쏟았습니다. 둘째는 협회 예산의 투명한 집행이었습니다. 협회의 자금이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해 회원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이를 투명하게 운영하는데 노력해 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콘텐츠 개발이었습니다. 메이크업 분야는 제도권 밖에 있다 보니 종사자들과 전문가들이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인건비 투자를 늘리고 국제대회 유치 등에 적극 노력해 왔습니다. 이러한 3가지 사항을 중심으로 3년 반 동안 협회를 운영해 왔고 그 결과 짧은 시간에 노동부의 사단법인 인가를 얻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 최근 (사)모델협회와 MOU를 체결하고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의 협력관계 구축을 합의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MOU 체결의 의미와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안 회장: 다양한 행사를 유치하고 진행하다보니 모델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었습니다. 메이크업 관련 행사를 진행하다 보면 평균 100~150명의 모델들이 필요하고 그때마다 모델 수급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모델협회와의 업무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었으며 이를 시작으로 메이크업 행사뿐 아니라 패션 등 타 분야로의 협력 관계 구축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모델협회는 자체적으로도 국제 대회를 유치해 진행하고 있어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패션과 화장품은 서로가 공생하는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모델협회와 적극적인 협력 관계를 확대해 갈 계획입니다.

- 지난해 협회는 ‘2008 월드바디페인팅페스티벌’과 ‘2008 메이크업 페스티벌 어워드’ 등 국제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치렀습니다. 올해 협회가 마련한 중점사업계획을 종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 회장: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국제 행사와 국내 행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우선 협회는 최근 전남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전남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행사에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하고 3월 초 특수분장 세미나에 참가한바 있으며 지속적인 세미나 후원에 나설 예정입니다. 뿐만 아니라 여수에서 개최되는 박람회와 2010년 개최되는 전주국제영화제에도 참가할 계획으로 준비 중입니다. 또한 지난해 성공적으로 진행된 ‘월드바디페인팅페스티벌’에 이어 올해는 대구시 자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바디페인팅페스티벌’에 참가해 국내 메이크업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로 삼을 계획입니다. 특히 올해 10월 중국 북경에서 개최되는 ‘중국북경 국제 패션주 색조ㆍ스타일디자인 대회’의 주최자로 참가할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6월 ‘제2회 페스트벌 어워드’ 개최, 7월 ‘월드미스유니버시티 한국본선’, 9월 ‘2009 대한민국 뷰티디자인 엑스포’와 ‘중국광저우 국제중소기업박람회 메이크업페스티벌’, 11월 ‘서울뷰티엑스포’ 참가 등 다양한 행사를 계획 중입니다. 이러한 행사 추진과 함께 올해 협회는 교육 시스템 강화 등 내실을 다니는데도 주력할 방침입니다. WBF 중국강사 인증교육 과정을 통해 국내 메이크업의 글로벌화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며 동영상 시험을 매뉴얼화해 회원들의 편의를 도모할 예정입니다. 또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필기시험을 없애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다양한 메이크업 관련 행사에 회원들이 참석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최근 미증유의 세계적 경제파동으로 산업전반에 걸쳐 어려움이 많으리라고 봅니다. 국내 메이크업산업의 최근 동향을 전해주시고 불황극복을 위한 대안을 갖고 계시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안 회장: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메이크업 인력들이 타 분야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피부미용사 자격제도가 도입되면서 메이크업 전공 학생들이 피부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아카데미의 학생들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메이크업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자리 잡을 수 있는 여건의 형성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관련 분야가 많다고 하지만 기술적인 부분이 필요한 곳이 한정되어 있고 메이크업만으로 단독샵을 오픈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전문화된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학교와 아카데미의 시스템 변화와 자격증 도입, 그리고 산업의 안정화가 전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학생들이 느끼는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기시험 폐지, 교육 교재 지원 등 교육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협회는 최근 필기시험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긴축을 통해 회원들의 여건 조성에 집중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사회적으로 메이크업 아티스트에 대한 인식이 낙후되어 있는 것도 변화시켜야 합니다. 일예로 각종 영화 시상식에서 아티스트에게 주어지는 상이 없다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이는 앞으로 관련 종사자들이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됩니다.

- 타 산업에 비해 메이크업분야는 산업적으로 안정화 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메이크업분야가 피부와 미용처럼 어엿한 직능분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어떤 대응전략이 필요할까요. 안 회장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안 회장: 메이크업 분야는 타 산업과 달리 직업 선택이 매우 제한적입니다.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오랫동안 메이크업 분야에 종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이유로 메이크업 분야가 직능분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메이크업아티스트들이 설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국가차원의 제도적인 장치 마련이 필요합니다. 현재 국내에는 공인된 자격증이나 해외 취업을 위한 전담 기구가 없습니다. 우수한 인재에 대한 국가의 공신력 있는 자격제도 마련과 외국 파견을 연결해주는 공신력 있는 기구가 만들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고객들은 편리하게 다양한 서비스를 받길 원합니다. 아티스트라고 해서 한가지 분야만을 고집해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메이크업뿐 아니라 네일과 헤어 등 관련 분야에 대한 실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시대 흐름에 맞추어 자신의 능력과 전문 영역의 확대를 스스로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메이크업과 네일, 헤어를 아우르는 ‘스타일리스트’ 육성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메이크업 분야를 보다 세분화하고 전문화해 다각적인 인재 육성이 필요할 것입니다. 메이크업 분야 안에서도 뷰티 분야에만 치우쳐 있는 부분을 특수분장과 무대분장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인력이 배출되지만 특수분장과 무대분장은 종사자가 오히려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사회적으로 특수분장과 무대분장에 대한 인식이 낙후되어 있어 이 분야에 종사하려는 이들이 적은 것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이해서는 영화의 첨단 기술과 메이크업이 결합한 애니메트로닉스 산업과 연계된 기술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미 우리 협회는 전남문화산업진흥원과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 중입니다. 다양한 세미나를 통해 비전을 알리고 전문가 양성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 최근 자격증 분리에 대한 논의가 하나의 이슈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안 회장님의 생각과 협회가 지향하는 원칙과 방침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안 회장: 우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자격증 분리는 이루어져야 하며 국가 자격증 도입도 필요한 부분입니다. 다만,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된 후 자격증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제도적인 바탕 없이 자격증 제도만 도입될 경우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내 메이크업 업계 종사자들의 급여 수준과 취업 수준을 보았을 때 자격 제도에 앞서 취업 자리를 만들어주는 제도적인 장치가 먼저 필요한 것입니다. 4대 보험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들도 많은 상황에서 자격증 도입이 얼마만큼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특히 국내 메이크업 산업은 타 뷰티산업과 비교해 산업의 안정도가 떨어지고 있어 현 상황도 분석하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먼저 정확한 메이크업 산업에 대한 이해가 요구되며 정부 차원의 조사와 분석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정부 기관과 관련 협회, 전문가, 전문언론 등이 참석해 이른바 발전 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 먼저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후 산업 발전을 위한 방안들과 이를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구축한 연후에 국가에서 공인하는 자격증을 도입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 메이크업 분야가 안정된 산업영역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의 역량 집중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더불어 협회간의 교류와 협력도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메이크업 관련 협회간의 협력관계 구축에 대한 복안이라도 갖고 계신지요?

안 회장: 더 이상 출혈 경쟁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협회들이 공동의 자리를 마련해 업계 발전을 위해 함께 일한다면 메이크업 분야의 발전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들어 한 협회에서 진행하는 행사보다 세 협회가 함께 하는 행사가 규모면에서 클 것이고 비용 부담도 적을 것입니다. 이들 협회가 힘을 모으면 메이크업 업계의 역량도 그만큼 커질 것이란 이야기입니다. 과열 경쟁 보다는 협력을 통해 메이크업 업계 전체의 발전을 도모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메이크업전문가직업교류협회는 늘 열려 있습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세 협회가 통합되는 것에도 적극 동참할 것입니다. 굳이 제가 아니어도 상관없습니다. 능력 있는 회장이 메이크업 분야를 이끌어 나가길 원합니다. 메이크업 업계의 발전을 위해 모두가 합심하는 날이 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 끝으로 회원여러분께 당부하실 말씀을 이 지상을 통해 부탁드립니다.

안 회장: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정보의 부재와 노력의 부재입니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노력해야 함에도 교육을 받지 않고 현재의 기술에 만족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진정한 전문가는 지식과 기술, 열정적인 혼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끈임 없이 자기 비전을 개발하고 목표를 갖고 노력한다면 자리는 자연스럽게 만들어 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전문 분야뿐 아니라 관련 분야까지 확대해 자신의 지식을 늘리고 시대 흐름에 맞추어 기술력을 배양하는 것만이 성공할 수 있는 지름길일 것입니다. 또한 다른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전문 분야에 매진하는 지구력, 기본적인 매너 등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국가 차원의 제도 정비도 중요하지만 메이크업 아티스트 스스로의 노력과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열정이 필요한 시기가 바로 지금입니다.

 안미려 회장, 그는 기회를 잘 활용하는 능숙한 화신처럼 비쳐졌다. 짧은 회세에도 불구하고 사단법인 인가를 받아 협회의 위상을 한껏 높였을 뿐만 아니라 월드바디페인팅페스티벌과 메이크업페스티벌어워드란 대형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치러냄으로써 메이크업산업의 이벤트화와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크게 열어놓았기 때문이다.

  인터뷰 내내 그는 메이크업의 산업화와 직능의 독립에 대한 강한 열망을 숨김없이 털어놓았다. 그러나 그는 자격의 분리에 앞서 국가로부터 직능에 대한 분명한 인증을 받아내고 제도화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역설하면서도 오늘날 뚜렷한 방향도 없이 방황하는 수많은 메이크업아티스트들의 생존을 위해 보다 미래지향적인 변신이 필요하다는 현실론을 펴기도 했다. 이른바 토털뷰티아티스트를 표방하는 ‘스타일리스트’로서 직능의 에어리어를 보다 넓게 구축할 것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메이크업 관련 협회의 대표들이 사심을 버리고 한곳에 앉아 진정으로 메이크업산업의 앞날을 위한 혜안을 모아나가자고 제안했다. 언제 어느 곳에서든 흔쾌히 만나 뷰티산업의 중심으로서 메이크업이 그 직능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특단의 대안을 강구하는 일에 앞장서겠다고도 했다. 어쩌면 아주 중요한 시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메이크업 업계 전체를 위해 작은 밀알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그에게서 한 협회의 수장으로서 보다는 진정한 여장부의 기질을 엿보는 듯 했다.

  그는 메이크업 산업의 활성화를 연구할 가치 발전위원회의 구성과 현업의 메이크업아티스트들을 위한 메이크업 및 미용 관련 용어의 통일작업을 관계 당국에 주문하는 의욕적 제언을 덧붙이는 것으로 대담을 마무리했다.


정리 최지흥 기자 jh9610434@jangup.com


사진 윤강희 기자 jangup@jangu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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