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 초대석] 한국 네일산업 세계화, 미래는 밝다
[목요 초대석] 한국 네일산업 세계화, 미래는 밝다
  • 윤강희 jangup@jangup.com
  • 승인 2009.04.06 10: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네일협회 김홍백 회장

"기술수준 세계적 … 국제기구 설립 땐 한국이 중심축"





네일리스트가 아니면서 한국네일협회 최초로 남성의 신분(?)으로 협회장의 중책을 맡은 김홍백 회장(49)은 걱정이 태산 같았다. 회원의 90%가 넘는 여성들을 상대로 회무를 꾸려가는 것도 그렇지만 제도권 안에서 제대로 꿈을 펼치지 못하는 상당수 네일살롱 회원들이 당국의 엄혹한 단속에 소리없이 가슴앓이를 하는 최근의 당혹스런 현실이 못내 부담스럽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한국네일협회의 정체성 확립을 비롯한 당면과제들을 슬기롭게 풀어나가기 위해 지난 3개월여의 긴 시간을 거쳐 곧 집행부를 구성하고 새로운 출발신호를 올릴 채비에 바쁜 모습이었다.

 

4월 1일 ‘네일데이’를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서울 불광동 언덕배기 한국여성정책개발원에 자리 잡은 한국네일협회를 찾아간 날은 때맞춰 새 봄을 재촉하는 가랑비가 흩날렸다. 여기저기 군락을 이룬 개나리가 흐드러지듯 자태를 뽐내는 뒷동산의 아름다운 풍광이 머지않아 이 봄의 절정을 예고하는 가운데 우리는 2시간 동안의 긴 대화를 통해 한국 네일산업의 현주소를 탐색해 보았다.



­무엇보다 먼저 지난해 12월 최초의 남성으로, 또 비(非)네일리스트 출신으로 한국네일협회 회장에 선출되신 것을 축하합니다. 특별한 감회가 있으실텐데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 회장: 과거 국제 미용행사에 참석해 보면 세계적인 미용단체 회장을 남성이 맡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우리나라는 네일ㆍ미용ㆍ피부 등 뷰티 관련 단체장을 대부분 여성 회장이 맡고 있는데, 이번에 제가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우리나라 네일산업이 국제화되는 과도기를 맞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웃음) 현재 한국 네일산업은 국가자격 신설과 업무영역 확립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어려운 시기인데, 저에게 이 어려운 문제를 잘 풀어보라고 막중한 임무를 주신 것 같습니다.



­지난번 취임식에서 2009년을 한국네일협회 재도약의 해로 천명하신 바가 있습니다. 한국네일협회가 당면한 과제를 중심으로 그 의미를 설명해 주셨으면 합니다.



김 회장: 한국네일협회는 그동안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네일산업을 위해 헌신하신 역대 회장님들의 노고에 힘입어 여기까지 성장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네일협회는 2009년을 기점으로 내부조직을 혁신하고 지회의 역할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펴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각 지회가 현장에서 실제로 겪고 있는 상황을 협회에 직접 전달할 수 있는 구조로 변화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재 네일리스트와 네일살롱 경영주, 네일관련 종사자들 모두의 이익을 대변해 네일산업이 균형있게 발전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날로 커지는 네일시장의 규모에 비해 법적·제도적 체제가 미흡해 네일산업의 안정적 기반이 취약해졌다는 지적 또한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네일기술 국가자격증 신설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과 관련해 협회의 향후 대응 전략은 무엇입니까?



김 회장: 업권에 대한 문제는 재작년부터 불거진 문제입니다. 구청 위생과 직원들이 미용사면허가 없이 네일살롱을 운영하면 단속을 하겠다고 나오면서 네일 살롱을 운영하는 네일인들이 많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1961년 12월 5일 이용사 및 미용사법 제정과 함께 미용산업이 처음으로 제도권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 당시 메니큐어란 말이 처음으로 미용업의 업무범위로 들어왔고 1986년도에 공중위생관리법이 시행되면서 시행규칙에서 ‘손톱의 손질 및 화장’이 미용사의 업무범위로 규정됐습니다. 그 뒤부터 관행적으로 영업신고를 하고 네일살롱을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건복지가족부에서 국가면허의 철저한 관리를 위해 ‘위생업소 관리지침’을 시ㆍ도로 내려보내면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미용업 세분화 추세가 이어지면서 공무원들의 미용면허를 둘러싼 재해석 움직임이 활발해졌고 네일살롱에 대한 단속 또한 강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국네일협회는 제도적인 문제로 살롱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네일인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설 방침이며 한편으로 네일산업의 활성화 방안을 구체화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국가자격증 신설은 네일산업의 업무영역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축적해온 네일산업의 인프라는 훌륭합니다. 그 인프라의 적극적인 활용을 모색하는 측면에서 보건복지가족부 및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 관련 단체와 함께 네일 국가자격 신설을 위해 긴밀하게 협조해 나갈 방침입니다.


­한국네일협회는 4월 1일 네일데이 행사를 시작으로 네일엑스포·비네일·씨네일 등의 행사를 매년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올해 네일 관련 대회와 행사준비는 잘 되고 있습니까?



김 회장: 올해도 예년과 같이 모든 행사를 빼놓지 않고 실행해나갈 계획입니다. 4월 1일 네일데이 행사는 청계광장에서 시작해 명동까지 거리 캠페인을 벌여나갈 것입니다. 협회 임직원들이 거리 홍보를 통해 일반인에게 네일아트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편안하고 친숙하게 네일아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이번 행사의 주안점입니다. 또한 국제대회 규모로 성장한 네일엑스포·비네일·씨네일 역시 최신의 네일 트렌드와 신제품을 소개하는 첨단의 패턴으로 변화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네일 업계에 올 들어 또 하나의 단체가 생겨났습니다. 네일산업 다양화 측면에서 환영해야 할 일이기는 합니다만 산업의 힘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 또한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이들 네일단체를 포함한 뷰티 관련 협회 및 단체와 교류와 협력을 펴나갈 별도의 계획이라도 갖고 계신지요?



김 회장: 올해 들어 또 하나의 네일 관련 단체가 생겨나면서 협회가 너무 많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네일국가자격이 신설된다면 지금 여러 개로 분산된 네일 단체들이 자연스럽게 하나의 단체로 통합될 것으로 보입니다. 네일국가자격증 신설을 위해 한 뿌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네일 관련 단체와 언제든 교류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일에 결코 인색하지 않을 것입니다. 4월 네일엑스포가 끝나면 다른 네일 단체 회장들과 만나 네일산업 발전을 위해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한국 네일의 세계화는 협회가 풀어야 할 당면 과제 중의 하나입니다. 장ㆍ단기 계획을 갖고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 이 기회에 그 구상의 일단을 밝혀주십시오.



김 회장: 현재 어느 곳에도 세계 네일산업을 아우를 수 있는 네일협회가 정식으로 구성돼 있지 않습니다. 반면 이미 이ㆍ미용산업은 세계 이ㆍ미용협회 사무국이 프랑스 파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ㆍ미용산업 발전에 관한 주요 트렌드와 결정사항들이 파리의 세계 이ㆍ미용협회 사무국으로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국제기구라도 그 나라에 정식 사무국이 한번 들어서게 되면 그 기구를 좌지우지하는 힘이 생겨나게 됩니다. 한국은 이미 세계적으로 가장 뛰어난 네일 테크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론적인 기반 또한 세계 어느 나라보다 체계적으로 잘 확립됐다고 생각합니다.



또 동남아시아는 물론 유럽까지 우리나라 네일리스트들이 진출해 있고 또 세미나 등 각종 행사에 참여해 한국 네일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미 네일산업의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문제에 대해 한국의 네일리스트들이 그 중심에 서 있습니다. 이른바 세계네일협회의 결성에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는 셈이지요. 우리 협회는 올해 씨네일 대회를 통해 여러 나라의 네일단체 회장을 초청하고 한국 네일산업의 우수성을 알리면서 기술강사들의 논문을 발표해 이론 분야에서도 한국 네일산업이 우수하다는 것을 대외에 과시할 생각입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세계네일협회 사무국이 한국에 들어서게 되면 한국 네일은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며 한국 네일산업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네일의 뛰어난 기술력이 세계로 더욱 뻗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가용 제품의 국산화가 필요합니다. 전에는 국내 메이커들이 제품의 판매에 대한 부담으로 전문가용 제품을 개발하지 않았습니다. 네일산업의 성장과 함께 이제는 국내 메이커들이 전문가용 네일제품 개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국산화도 곧 실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회장에 취임하신 이후 협회 임원진 구성이 다소 늦어지고 있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임원진 구성은 언제쯤 마무리할 생각이며, 이번 임원진 구성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은 어떤 것입니까?



김 회장: 각 지회 및 살롱 현장의 목소리를 협회에 전달하는, 이른바 하의상달의 체제를 확립할 수 있는 임원진 구성을 위해 고민 중에 있습니다. 네일살롱·아카데미·학계 등 네일산업 전체가 고르게 발전할 수 있도록 사업계획을 세우고 임원을 선정함으로써 새롭게 출발할 각오입니다.


­네일산업이 서울ㆍ부산 등 대도시에 편중되어 발전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를 극복하고 지방까지 골고루 발전할 수 있는 특단의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 또한 높습니다.



김 회장: 네일산업에 대한 수요는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활성화된다고들 말합니다. 미용산업이 1만불 시대에 활성화됐고, 피부미용산업이 2만5천불 시대에 활성화된다는 가설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만불 시대에 네일산업이 도입돼 10여년의 노력 끝에 어엿한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대도시와 중ㆍ소 도시를 불문하고 세계적인 경기불황기에 접어들었습니다. 모든 경제주체가 노력해 경기침체의 터널을 빠져 나온다면 국민소득 3만불 시대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네일아트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완성하는 뷰티산업의 꽃입니다. 지금의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네일산업 전성기는 반드시 다시 열릴 것입니다.


­어려운 한 시기를 지나고 있는 전국의 네일리스트 여러분에게 협회의 수장으로서 특별히 당부하실 메시지가 있으실텐데…. 



김 회장: 네일아트는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가치있는 산업입니다. 지금 네일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평소 실력을 향상시키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지난 2000년도에 유럽의 어떤 유명 헤어디자이너는 한번 시술하는 데 5천만원의 사례를 받기도 했습니다. 네일도 1백만원, 2백만원의 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 상품을 개발해야 합니다. 내 자신의 능력을 서비스하는 직능인 만큼 무모한 가격경쟁은 철저히 배격돼야 합니다. 나만의 최고의 서비스 상품을 개발하는 데 온 몸을 불사를 때입니다. 영국의 비달사순과 같은 전문 네일학교의 설립도 꼭 필요한 과제입니다. 



후배 네일인들이 우수한 교육기관에서 교육받고 세계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아울러 뷰티산업에 대한 정확한 통계 자료를 만드는 작업도 시급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과감한 정책적 뒷받침이 함께한다면 한국 네일산업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희망의 미래를 향해 우리 모두 정진할 것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김홍백 회장, 그는 한국 네일산업의 미래를 낙관했다. 오늘날 전 세계 네일산업의 중심으로서 한국이 차지하는 위상과 역할에 대해 그 나름대로 분명한 비전과 확신을 갖고 있었다.



“한국인의 손재주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최고의 수준입니다. 현재는 미국·일본 등에 비해 산업적으로 안정성이 뒤떨어지긴 하지만 머지않아 세계 네일산업의 미래를 이끌어 나가는 중심축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의 네일산업이 국내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지난 10여년에 걸쳐 네일산업의 기초를 다지고 선진국 수준으로 기술을 발전시켜온 이 땅의 수많은 네일리스트들의 피와 땀을 인정하고 산업적 가치를 살려 면허의 분리와 국가자격을 부여하는 것이야말로 지극히 당연한 정책적 배려라는 것이 그의 한결같은 논리였다.



그는 네일인들의 염원인 이 목표를 향해 몇 가지의 중요한 사안들을 구상 중에 있다고 밝혔다. 자격의 분리를 이끌어내기 위한 미용산업협의회의 모색, 네일제품의 국산화와 세계시장 진출, 네일살롱과 아카데미를 함께 아우르는 직능단체로서 협회의 정체성 확립 등을 당면과제로 꼽은 그는 국가경쟁력을 배가하는 차원에서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과 산업통계의 확립 등 선도적 정책 추진을 주문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또 사분오열의 상태로 제갈길을 가고 있는 네일업계를 향해서는 상생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통합의 리더십을 제의하고 필요하다면 ‘모두 함께하는’ 화합의 한마당을 마련하는데 자신이 흔쾌히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정리ㆍ사진: 윤강희 기자 jangup@jangup.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