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문별 결산]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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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승수 sngskim@jangup.com
  • 승인 2011.01.1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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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화 추세 속에 성장잠재력 키워

스마트해지는 소비자, 소셜미디어에 관심
최근 몇해를 돌아보면 국내 화장품산업의 성장세는 이제 기조적이며 추세적이라고 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내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고, 아직도 1인당 화장품 소비는 선진국의 50~70% 수준에 불과하며, 또 여전히 무역역조 상태에 있기는 하지만 수출 증가율이 큰 폭으로 뛰어오르고 수출 대상 국가도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해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화장품시장 확대를 립스틱효과니 파운데이션효과니 하는 용어로 설명한곤 했는데, 올해는 이처럼 불황을 전제로 비용효율적으로 화장 효과를 추구하는 소비 행태로 성장세를 설명하는 경우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화장품뿐 아니라 보다 폭 넓은 개념으로서 뷰티산업이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음을 고려하면 아름다움에 대한 근본적인 욕망과 우리 사회의 패션 내지는 트렌드가 어우러져 성장의 기반이 탄탄해졌다. 또 국내 경제가 미국이나 유럽 등 이른바 선진 국가에 비해 좋은 실적을 시현했음을 생각하면 화장품 사용량을 늘려나갈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충족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화장품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가운데 소비자는 더욱 ‘스마트’해졌고 소비행태는 가치소비가 강화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브랜드숍 약진---인터넷 변화에 주목해야
올해 국내 화장품시장은 지난해 7조3310억원보다 7.8% 확대돼 7조9000억원에 달했다(아모레퍼시픽의 2010년 화장품시장 리뷰 및 2011년 전망).

전체 시장 성장률 7.8%를 기준으로 유통경로별 성장세를 그 위와 아래로 나눠보면, 브랜드숍 백화점 대형마트 방문판매 인터넷 홈쇼핑은 평균 이상의 확대 추세를 시현했다. 반면 전문점 직접판매 다단계는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시선을 끄는 것은 브랜드숍이다. 포화상태라는 평가를 비웃듯 멀티브랜드숍이 약 20%, 원브랜드숍이 13% 가량 성장했다. 홀리카홀리카와 더샘을 비롯해 투쿨포스쿨과 아리얼 등 신규 진입도 이어졌다. 점포 수에 있어서나 시장 규모에서나 시판시장의 리더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에 별다른 이의가 없다. 경쟁이 더 뜨거워지면서 마트와 대형 쇼핑몰 지하철 백화점 면세점 입점 경쟁이 치열해졌다.

하락세라지만 2009년도에는 감소세가 주춤해 회생의 희망을 말하던 전문점은 큰 폭으로 추락했다. 브랜드숍의 약진이 큰 원인이지만 백화점 마트 홈쇼핑도 일정 부분 전문점시장을 잠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뿐만 아니라 브랜드숍으로 전환한 시판 기업들의 빈 자리를 메운 브랜드와 기업이 없다는 점, 예년의 비비크림이나 손세정 제품에 상당할 만한 이슈 제품이 없었다는 점 등도 전문점 하락세를 몰아붙인 원인 중의 하나로 꼽힌다.

대형마트는 신규 출점 둔화, 수수료 인상 등 악화된 환경에서도 브랜드숍 입점이 증가하고 직거래 브랜드가 확대되면서 평균 이상 성장했다. 해외 브랜드들의 입점이 증가한 것도 눈길을 끈다. 

드럭스토어는 시판의 어느 채널보다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멀티 쇼핑 트렌드 영향을 받으며 급성장해 2000억원대 시장을 형성했을 뿐 아니라 신규 진입과 기존 업체의 프랜차이즈 전개 의지도 확인되고 있어서 주력유통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백화점은 면세점으로 고객 이동현상이 나타나 성장세가 지난해보다 크게 하락했지만 그래도 8%대에 달했다. 인적판매 중에서는 방판만 8.4%로 전체 시장을 상회하는 성장세를 시현했다. 홈쇼핑은 전반적으로 고객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고객 수가 증가해 성장세가 이어졌다. 올해도 홈쇼핑 각사의 베스트 셀러 상위 리스트에 화장품이 다수 진입했다. 

인터넷은 스마트폰의 확산, ‘스마트한’ 소비자의 급증, 신규 진입 브랜드 증가 등에 힘입어 올해도 고성장세를 시현했다. 디지털 소비의 가속화나 소셜 미디어의 변화 추세 등을 감안하면 인터넷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며, 스마트 TV 등 새로운 미디어가 발전하면서 다양한 변화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화장품 유통에서 나타난 특징 중 하나는 특정 브랜드를 특정 채널로만 유통시키기보다는 동일 브랜드를 여러 경로에서 판매하는 경우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런 혼류는 소비자들마다 선호하는 유통이 다름을 고려해 고객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선택한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 화장품자판기가 도입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화장품자판기는 고객 입장에서의 편의성, 기업 입장에서의 높은 비용효율성과 광고 효과 등 장점이 있을 뿐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 이미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장래성이 주목된다.

한편 유통별 성장률 차이는 기업 실적으로도 연계된다. 기업 실적은 여전히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경영실적은 일정 부문 어떤 유통에서 어떤 위상을 구축하고 있는가로부터 영향을 받고 있다. 이것이 시판 기업들이 앞다투다시피 브랜드숍 시장에 진출하거나 홈쇼핑에 진입하는 것에 대한 설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OEM․ODM 업계의 발전도 일정 부분 브랜드숍의 성세와 상호 인과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기본적으로 연구개발력과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발전하고 있고, 또 해외에서도 이를 인정받아 글로벌 기업을 고객으로 유치하며 내수시장을 넘어 해외로 힘차게 진출하고 있음은 재론할 여지가 없다.


대히트작 없고 다양화․세분화
올해는 비비크림과 같은 대형 히트제품이 출현하지는 못했으며, 대신 더욱 다양해지고 세분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올해도 이른바 줄기세포 화장품은 논란의 한가운데 있었으며, 피부 세포 차원을 넘어 유전자 차원에서 노화 개선에 도전하는 제품도 출현했다. 이런 점에서 첨단 기술을 응용한 연구개발력의 성과가 주목을 끌었다고 할 만하다. 

이처럼 첨단 기술을 응용한 제품이 이슈가 되는 가운데 전통 미용법과 이에 사용됐던 녹두, 황토, 쌀 등을 이용한 화장품들도 조용하지만 꾸준히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또 봉독, 뱀독, 달팽이 등 이른바 생물 성분 화장품이 화제가 됐으며, 내년에는 일본에서도 이들 제품의 유행 가능성이 높다는 자료가 나오기도 했다.

유기농화장품과 발효한방기법을 적용한 화장품은 올해도 꾸준히 출시돼 새삼 새롭다 할 것이 없이 됐다. 유기농 제품은 지난해 식약청이 표시광고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데 이어 올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화장품법 개정안에 유기농화장품에 대한 정의가 신설돼 내년에는 이에 관한 규정이 보다 분명해질 전망이다.

펩타이드화장품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몇 년 전부터 펩타이드의 우수성이 홍보되기 시작했지만, 올해 역시 제품이 일부 선보였을 뿐이다.

일부 외국에서는 이미 원료로 사용되던 카본블랙이 국내에서도 배합 가능해져 제품이 출시됐다.

제주, 보령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화장품산업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둬 왔는데, 중앙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강화되면서 지자체의 움직임도 더욱 적극성을 띠고 있다. 지자체는 화장품기업과의 협력 하에 특산물을 이용해 원료를 개발하고 브랜드를 만들거나 한방 약재 등을 공급하는 방법 등으로 화장품산업에 진출하고 있다. 이들의 비중이 미미하기는 하지만 화장품산업에 대한 인식이 확대된 결과라는 면에서 주목할 일이며, 국산 원료의 다양화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져볼 만하다.

이런 점에서 농촌진흥청이 관심을 끈다. 농진청은 동성제약과 봉독 성분을 공동 개발했으며,  감귤 부산물을 이용한 신소재를 발표하기도 했다. 

올해도 특이한 제형이나 사용법이 눈길을 끄는 화장품이 다수 출시됐다.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효과도 있지만, 유효 성분에 기대하는 효과를 더 분명하고 크게 하기 위해 그에 알맞은 제형과 사용법을 개발한 것으로, 화장품 기술이 발전할수록 더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손발의 피부연화제, 액취 방지제를 제외한 체취방지용 제품, 외음부세정액이 새로 화장품으로 분류돼 화장품이 더 다양해진 것도 올해의 일이다.

주니어화장품이 다양해지는 양상도 눈길을 끌었다. 진입 기업이 증가했고, 법규상의 분류는 어린이용이라는 한 카테고리이지만 시장에서는 영유아용이 별도로 나눠지는 등 세분화되고 있다.

용기도 중요한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표적인 예가 토니모리인데, 그 외에 향수에서도 뚜껑이 없는 패키지가 눈길을 잡았으며, 갖가지 동물 모양으로 재미를 더한 제품도 있었다. 

기능성화장품이 제도 도입 이후 국내 화장품시장 성장을 견인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인데, 이제 와서는 심사 품목이 크게 증가해 기능성 심사를 받았다는 것만으로는 주목을 받을 수 없이 됐다. 올해도 복합기능성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자외선 차단 기능에 근적외선 차단 효과까지 추가됐음을 강조하는 제품도 있었다.

앱마케팅․테스트 마켓 관심
한국광고단체연합회가 집계한 올 상반기 광고주별 광고비 현황에 의하면 아모레퍼시픽, 한국피앤지, LG생활건강, 로레알코리아, 이엘씨에이한국, 등이 100위 안에 들었다.

브랜드의 얼굴이라고 할 모델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편으로는 브랜드숍을 중심으로 아이돌 스타의  기용이 눈길을 끌었다. 반면 수입 브랜드에는 30대 스타가 오히려 대세를 이뤘다. 타깃 소비자층과 연배가 비슷하고 인지도와 스타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복수의 모델을 동시에 기용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 마케팅의 화두 가운데 하나는 앱 마케팅이라는 데에는 이의가 없다. 지난해 하반기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한 이후 급속히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면서 앞다투어 앱, QR 코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마트폰은 소셜 미디어와 결합하면서 화장품 마케팅의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올해는 테스트 매장 운영이 더 활발하고 다양해졌다. 팝업 스토어, 목업(mock-up) 매장 등이 등장하며 관심을 끌었고, 홍대앞과 신사동 가로수길 등이 인기 있는  곳이 됐다.

친환경은 올해도 변함없이 사회 전체를 관통하는 트렌드였고, 그런 만큼 화장품 마케팅에도 역시 그린마케팅 붐이 여전했다. 제품에서, 패키지에서, 프로모션에서 친환경은 빼놓을 수 없는 콘셉트였다. 친환경 제품은 여전히 기초 위주이지만 자외선차단제, 색조화장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친환경에 멋스러움을 더한 이른바 Echochic이 화장품으로도 옮겨와 패키지 디자인을 고급화한 친환경 제품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공정무역이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화장품시장에도 이를 내세운 제품이 등장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아리따운 구매라는 자체 제도로 공정무역의 정신을 국내 원료 구입에 적용하고 있다. 

한편 국내 화장품산업의 해외 진출이 강화되고, 또 내수시장의 한계를 돌파한 대안으로 해외 시장 개척이 화두가 되고 있는 만큼 해외 시장에서의 마케팅도 더욱 심사숙고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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