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를 떠나 연극무대로 컴백... 유인촌 장관을 만나다
정계를 떠나 연극무대로 컴백... 유인촌 장관을 만나다
  • 이상미 기자 lsm8477@jangup.com
  • 승인 2014.03.07 09: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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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산업은 창조산업이자 문화산업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이명박 대통령 정권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유인촌(63)씨가 이젠 정치계를 떠나 본인의 고향인 연극무대로 돌아왔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연극인으로, 탤런트로, 영화배우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던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인연이 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2년 10개월동안 재직하면서 한때 정치계로 뛰어든 그였지만 그의 인생과 함께한 연극무대를 영원히 떠날 수는 없었다.

함께 동고동락해온 동료들, 호흡을 함께 나누던 관객들과 함께한 시간이 더욱 행복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유 前장관은 장관 퇴임이후 2012년 2월부터 같은해 9월까지 예술의 전당 이사장으로 재직할 당시도 연극무대를 잊어본적이 없다고 한다.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는 연극이 가진 힘을 알고 있는 그는 마침내 모든 관직을 내려놓고 2012년 12월 드디어 外道를 접고 '파우스트' 작품으로 관객앞에 섰다.

그동안의 공백이 무색히도 파우스트 공연을 전국 순회하며 20회를 출연하는 베테랑 연극인다운 면모를 과시한 그는 정치세계에서 찢기웠던 마음의 傷痕을 연극으로 마음껏 달랬다.

그가 이번에는 톨스토이의 '홀스또메르'로 연극무대에 선다. 연극연습이 한창 진행되고 있던 지난달 18일 그가 이끄는 극단 광대무변이 작품을 시연하는 연습장을 찾은 바 있다. 그는 그간의 소회와 출연하는 음악극과 배역이 주는 의미 등을 전하며 홀스또메르에 대한 작품을 설명했다.

영등포타임스퀘어 CGV신한카드아트홀 무대에서 3월 말까지 공연되는 홀스또메르는 톨스토이의 중편소설 '어느말 이야기'를 각색한 음악극으로, 유 前장관은 촉망 받는 경주마에서 늙고 초라한 말이 되는 홀스또메르 역을 맡고 있다.

그가 맡은 홀스또메르 역은 관객들에게 무엇을 말해주게 될까. 유 前장관은 이에대해“홀스또메르는 인간의 이야기를 늙고 병들은 말의 회상를 빌어 동화적으로 표현하며 그 말의 역활을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홀스또메르는 1975년 소련 레닌 그라드 볼쇼이 극장에서의 성공적인 초연이후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공연되고 있는 화제작으로, 감동과 재미를 더해 러시아 음악극의 진수라 불려지고 있다.

유 前장관은 “삶은 화살철럼 빠르게 지나가고 우리는 각자의 인생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며 “홀스또메르가 삶과 죽음, 사랑과 고통, 아름다움과 추함, 젊음과 늙음 등 역설적 대비와 자유로운 회상이 들려주는 인간에 대한 우화로 산다는 것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깨우쳐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나 자신 역시 지금까지 말처럼 힘차게 달려왔지만 산다는게 뭘까에 대한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된다"며 "추한 인생이 아니라 아름다운 인생으로 마감하는 삶의 아름다움을 연극속에서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극은 노령화사회, 100세 시대를 맞이한 우리 인생들에게 던지는 귀중한 화두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 前장관을 만나는 수많은 이들이 묻는 질문은 "다시 정치계로 돌아갈 마음이 있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정치계로 돌아갈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손사례를 치는 그는 인생의 서막이었던 연극무대에서 마지막까지 혼신을 받쳐 활동할 것을 밝혔다. 연극무대야 말로 자신이 있을 '자리'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는 듯 느껴졌다.

유 前장관은 기자가 던진 국내 현 '화장품산업'에 관한 질문에도 막힘없이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장관시절 화장품산업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왔다고 밝힌 유 前장관은 "화장품은 창조산업이면서 문화사업으로 이해해야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단순히 팔고 사는 산업이 아닌 직접적인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하나의 문화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화장품은 질적인 면에서는 세계에서 견주어도 뒤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의 장관시절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G20정상회의 때 각국의 영부인들에게 국내 화장품을 선물로 주었던 것을 회상하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영부인들로부터 한국화장품에 대한 칭찬과 감사가 담긴 편지를 받아 자랑스러움을 금치 못했다고 전했다.

국산화장품에 대해 이같이 자랑하면서 당부 섞인 바램을 제시하기도 한 유 前장관은 "화장품은 창조산업의 새로운 아이템이기 때문에 정부주도나 통제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민간시장 경제에 맡겨 투자와 교류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는 법정비나 정책적 뒷받침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산업을 이끌어가다보면 오히려 정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있기에 민간기업들이 활성화 될 수 있는 가교역활만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조성해준다면 화장품산업의 큰 발전을 가져올 수 있으리라 본다"고 전했다.

연극인이라는 이름답게 아름다움의 가치를 연극에 빗대어 표현한 그는 "연극은 내면의 세계를 다루고 있어 우리 내면의 아름다움을 비춰주는 거울이라고 할 수 있으며 연극은 관객과 배우가 얼굴을 맞대고 소통하기 때문에 마음속에 오랫동안 남게 되는 힘이 있다"며 "많은 관객들이 연극 무대를 통해 삶의 아름다운 가치를 찾아가는 통로로 삼아가길 소망한다"고 당부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홀스또메르 연습을 위해 나서는 그의 발걸음이 그 어느때보다 가볍고 경쾌한 듯 느껴졌다.

◇유인촌 前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프로필
-1951년, 전북완주 태생.
-중앙대 대학원 연극학 석사.
-1995년 극단 유 창단.
-1997년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작품상,연출상 수상.
-2000년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인기상 수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예술의 전당 이사장 역임.
-2014년 현재 극단 광대무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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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순 2014-03-20 10:47:07
인생은 연극이고 연극또한 인생이니 연극과 인생은 하나처럼 연결되어 있고
모든 인생사가 드라마틱한 연극이고 누가 슬픈 연극을 하는가 누가 아름다운 연극을 하는가의
차이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