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량 25% 차지…사태 장기화되면 큰 타격 예상
지난 11일 발생한 미국 대참사로 인해 국내 화장품업계의 무역에 큰 파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과 관련된 수출입업체들이 극심한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어 관련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은 국내 화장품 교역량의 총 25%를 차지하며 올 상반기에도 국가별 수출입량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다. 올 상반기에만 5천9백만달러 어치가 수입됐으며 수출량은 8백만달러에 이르는 등 국내 화장품산업만 놓고 볼때도 최대 교역국으로 관련 업체와 직원들의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미국 달러화의 폭락과 주식시장의 마비, 그리고 곧 닥쳐올 겨울에 유가폭등이 예고되는 가운데 국내 경제 전반은 물론 화장품시장 전체에 이번 미국참사가 미칠 여파가 심상찮은 시점이다.
단기적으로는 이미 미국 당국의 출입국관리 강화 등으로 마케팅 등 비즈니스 활동이 우선 중단됨에 따라 각종 계약 이행에 차질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테러사태로 미국내 소비심리 위축, 금융 불안, 주가 하락 등에 따른 경기침체가 지속될 경우 향후 대미 수출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게 무역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수출 건으로 미국 에이전트를 만나기 위해 해외출장을 계획하고 있던 무역관계자들은 항공기 결항으로 발만 동동거리고 있는 가운데 코트라 뉴욕무역관에 따르면 예정된 국내 업체의 수출상담일정이 모두 취소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관련 업체들은 현재 미국과 관련된 수출입 물량을 체크하며 출장이나 연수를 중단하며 향후 사태를 예측하느라 분주한 상황으로, 13일부터 17일까지 예정돼 있던 보브화장품의 대리점장급의 미국연수 계획이 취소되기도 했다.
또 미국 시장에 지사를 두고 있는 국내 업체들은 물론 참사 현장인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에스티로더 그룹과 메이블린 뉴욕의 국내 지사들을 비롯해 수입업체들도 12일 현재 본사와의 접촉을 시도하며 본사의 피해가 한국지사까지 미칠지 여부를 파악하느라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에스티로더 그룹의 한국지사인 ELCA한국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12일 현재) 뉴욕 본사의 피해가 구체적으로 전해지지는 않았지만, 현재 미국이 비상사태에 돌입해 있고 비행기 운항이 전면 중단된 상황으로 우려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사태가 빠른 시간내에 진정되지 않을 경우 제품 수급에도 문제가 발생할 것은 물론이고 사내 동요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들 수입업체들의 경우 본격적인 성수기를 맞은 국내시장을 겨냥해 계획돼 있던 수입물량이 적시에 공급되지 못할 경우 큰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산업자원부는 비상대책반을 구성, 뉴욕 무역관, 주미 상무관 등과 비상연락망을 유지하면서 미국내 한국상사의 피해, 미국사태가 수출·투자·환율 등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는 한편 향후 사태진전에 따른 대책을 마련·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사입력일 : 2001-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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