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산업육성부터 수출 10조 달성, 비건 열풍 등 키워드
2023년 한해 화두로 떠오른 키워드는 친환경과 비건, 해외수출 등으로 귀결됐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뷰티산업 육성을 위해 화장품 산업 지원에 팔을 걷어 붙였고, 2년 연속 10조의 수출실적을 기록하는 등 해외시장에서 이름을 높이며 침체된 내수시장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던 것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일본 시장에서 한국산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졌으며, 중국을 제외하는 아시아 시장과 북중미 시장 개척에도 심혈을 기울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이슈는 친환경과 비건이다. 친환경 제품과 기업을 선호하는 그린슈머가 급부상하고 사회적 기업을 위한 ESG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반대로 염색샴푸의 논란도 눈길을 끌었다.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염색샴푸라는 키워드를 이끌었지만 유럽에서는 금지된 원료의 사용과 유전독성 등의 문제로 화장품 시장에서 한동안 이슈를 창출했다.
코로나로 인해 침체됐던 국내 상권도 기지개를 핀 한해였다. 쇼핑의 메카로 불리우는 명동이 동남아와 일본 관광객들이 증가하면서 살아나고 있는 분위기다. 다만 아직도 큰손으로 불리우는 중국 관광객의 문제는 숙제로 남았다. 일본 시장에서 한국산 중저가 화장품이 날개를 달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다이소 등 초저가 숍에서 가성비 화장품도 큰 인기를 끌었다. 고물가로 인해 프리미엄 소비가 줄었든 만큼 가성비가 높은 중저가 화장품이 시장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화장품 수출 10조 시대에 걸맞는 인디 브랜드의 성장은 또다시 OEM 업계의 활황으로 이어진 점도 주목받았다. 중국에서 수요가 줄고 있는 대신 일본 등에서 인디 브랜드가 크게 성장하면서 OEM업계도 동반 상승하는 모양새다. 장업신문은 2023년을 돌아보며 화장품 업계의 10대 뉴스를 정리해 봤다.
△지자체 화장품 산업 육성 후끈
올해도 지방자치단체들이 뷰티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K-뷰티가 각광을 받으며, 정부와 지자체들은 K-뷰티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 식약처는 2014년부터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 주요 아시아 국가를 순회하며 화장품 규제 정보와 수출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는 원아시아 포럼을 올해는 일본 도쿄에서 개최하고 120만불 규모 수출계약을 체결했으며, 중소벤처기업부는 한국형 혁신 클러스터의 미래를 조망하기 위해 성수동 S팩토리에서 개최한 'K-글로벌 클러스터' 행사장에서 프랑스 화장품 클러스터인 코스메틱 밸리와 화장품 분야 협력 증진을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 등 한국 화장품의 해외수출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모다모다 염색샴푸 논란 ‘THB성분’ 화장품 사용금지
염색 샴푸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모다모다 ‘프로체인지 블랙 샴푸’의 핵심 원료인 ‘1, 2, 4-트리하이드록시벤젠(1,2,4-trihydroxy benzene, 이하 THB)’에 대해 유전독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검증 결과가 나왔다. 이는 규제개혁위원회의 개선 권고에 따라 화장품 원료 안전성 검증위를 구성해 THB 성분에 대한 추가 안전성 검증을 진행한 결과 나온 조치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을 화장품 사용금지 원료로 지정하고 금지목록에 추가하기 위해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한다고 밝혔다. THB 성분은 후천적으로 피부가 민감해지는 증상인 ‘피부감작성’ 우려가 있다는 유럽 제품안전성 과학위원회 보고서에 따라 유럽에서는 금지된 원료이다. 한편 모다모다 샴푸는 지난해 초 식품의약품안전처가 THB 성분을 화장품 사용금지 원료로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유해성 논란이 제기되었다. 검증위원회는 특히 “THB는 유전독성 가능성으로 역치가 존재하지 않아 독성기준값을 결정할 수 없는 만큼 인체 노출에 대한 안전 기준을 설정할 수 없어 소비자가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안전이 우려된다”고 지적하며 “예방적 차원에서 이를 화장품 원료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친환경 제품과 기업을 선호하는 ‘그린슈머’ 부상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제품과 기업을 선호하는 ‘그린슈머’가 부상한 한 해였다. 지난 6월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90.7%가 친환경 제품을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86.4%는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구입할 것이라 답했다. 이에 친환경 소비를 실천하는 그린슈머의 부상에 뷰티업계에서는 ‘클린 뷰티’, ‘컨셔스 뷰티’ 등 친환경 트렌드가 이어졌다. 동물 보호, 유해 성분 배제 등 단순한 친환경 실천을 넘어, 지구와 환경을 생각하는 ‘얼쓰 뷰티’도 새로운 뷰티 트렌드로 주목받았다. 뷰티업계는 공병 재활용 캠페인, 플로깅 등 다양한 활동으로 ‘얼쓰 뷰티’를 실천하며 그린슈머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는 WWF(세계자연기금)와 해양 보전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해 한국, 중국, 태국 3개국에서 해안 보전 활동을 진행했다. LG생활건강은 자연 생태계를 보전하고 생물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해 울산 양정동에 ‘새들의 공원’을 조성했다. 스킨1004는 전 제품에 동물성 원료와 실험을 제외하는 등 친환경 활동을 전개했으며 믹순은 북극곰 보호를 돕는 ‘순디 에디션’ 패키지를 선보였다.
△화장품 2년 연속 10조 수출 달성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이 2년 연속 10조원을 달성하며 글로벌 화장품 수출 규모 4위의 위치를 공고히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의 중국 수출은 줄었지만 동남아시아 국가로 수출이 증가하는 등 중국 수출 의존도가 분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와 중국 정부의 화장품 규제 강화 및 자국 제품 선호 추세 등으로 중국 수출은 전년 대비 26% 감소했지만, 한류 영향으로 베트남, 대만,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전년 대비 수출이 각각 23.4%, 21.1%, 13.2%, 44.4%씩 증가하면서 수출 규모가 유지됐다. 이에 힘입어 작년 무역수지는 66조 달러(약 8조5천631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국내 화장품 메카 명동이 살아났다!
명동은 한때 건물마다 로드숍이 밀집해 ‘화장품 메카’로 불렸으나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며 침체기를 겪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텅텅 비어있던 명동 상가에 하나둘 상인들이 입점하면서 옛 명동의 부활을 찾는 모습이다. 올해는 중국 단체 관광객보다는 소규모로 한국을 방문하는 동남아와 일본 관광객들이 증가하면서 중저가 화장품 업체들이 잇따라 신규 점포를 늘리며, 한국 호장품의 메카 명동거리가 활력을 찾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9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109만8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 대비 225.2% 증가했다. 이는 2019년 9월 대비 75%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월별 기준 가장 높은 회복률을 보였다.
△고물가에 가성비 화장품 인기…다이소 급부상
올해는 경기 불황과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이른바 가성비 화장품이 인기를 끌었다. 가성비가 소비 트렌드로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프리미엄 수요는 주춤하고 절약 소비가 늘었다. 그 중 다이소에서 파는 화장품 매출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며 급부상했다.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1~8월 화장품 매출은 전년보다 16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소에서 선보인 250여 종의 화장품은 500원에서 5000원의 균일가이다. 특히 다이소가 출시한 ‘VT 리들샷 앰플’의 경우 다이소 핫템으로 불리며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CJ올리브영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VT 리들샷 앰플’의 가격은 3000원으로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서 10배 가량의 가격 차이가 나며 초도 물량이 2주 만에 완판되었다. 다이소 매장은 지난해 말 기준 1450여 개로 접근성이 좋은 곳에 위치해있다. 다이소 매출은 2019년 2조원이었던 것이 올해는 매출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화장품 인기도 높아지고 있어서 새로운 유통 채널로 주목을 받고 있다.
△K-뷰티 인기에 국내 OEM 업계 ‘활짝’
국내 중소형 화장품 기업에서 출시한 제품이 K-팝, K-푸드에 이어 K-뷰티로 세계 소비자들에게 주목을 받으면서 국내 OEM 업체가 고성장을 이어갔다. 마녀공장, 조선미녀, 파뮤, 원오세븐 등 다양한 인디브랜드가 해외에서 고성장한 덕분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상승한 것은 물론 중국에서 수요가 회복되고 인디 화장품의 수요 증가가 국내 OEM 업계의 성장을 견인했다.
△비건·더마 화장품 앞세운 중소기업 해외서 훨훨 날았다
K-뷰티가 전 세계로 영토를 넓혀가는 가운데 국내 중소기업들은 자신만의 특성을 살려 해외로 발돋움한 한 해였다. 실제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 효자 품목은 화장품이었다. 중소벤처기업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 총액은 558억달러(74조3814억원)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5.5% 줄었다. 하지만 화장품은 수출액 상위 품목 1위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치(상반기 기준)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중소기업은 화장품 총 25억6000만달러(3조4135억원)를 수출해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중기부는 러시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신흥 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하면서 전체 수출액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중소기업의 제품이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K-뷰티의 인기에 기반해 자신들이 집중할 수 있는 분야를 부각시켰기 때문이다. 인프라와 자본금을 갖춘 대기업이 제품을 고급화하고 다양한 라인을 선보인다면,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부족한 중소기업은 비건과 더마 등 한 분야에 집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K-뷰티 시장의 확장 속에서 자신만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한 국내 중소기업들의 연구는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대한미용사회중앙회 25대 회장에 이선심 당선
4년 중임제 첫 회장을 선출하는 대한미용사회중앙회 25대 회장에 이선심 후보가 당선됐다. 대한미용사회중앙회가 20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양재동 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2023년도 25대 회장 선거를 실시했다. 이번 선거에는 대의원 총 692명 가운데 680명이 참석했다. 투표 인원은 679명, 기권 1명이다. 총 유효 표는 678표로 집계됐다. 득표수는 이선심 후보 375표, 2위 득표자인 김진숙 후보 210표, 한미림 후보는 91표, 박정조 후보는 2표를 얻었어, 이선심 후보는 2위 득표자인 김진숙 후보와 165표의 차이의 압도적인 과반수 득표를 기록했다. 하지만 대한미용사회중앙회장에 대한 가처분신청이 제기돼 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등 미용 업계의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할 시기에 가처분신청으로 인해 막대한 소송비용을 비롯해 미용계 전체가 혼란에 빠지면서 엄청난 손실을 입고 있다.
△“KC인증 피부미용기기 사용” 확정·시행
(사)한국피부미용사회중앙회 조수경 회장은 30년간 피부미용인들을 위해 추진해 왔던 피부미용업 분리입법부터 피부미용기기사용 확정·시행됐다. 30만 피부미영인들의 30년간 숙원사업이자 현안제인 미용기기 사용에 대해 지난 6월 20일 보건복지부가 처음으로 공중위생관리사업지침에 ‘피부미용기기’를 명시하고 이를 16개 시도에 공문으로 시행함으로써 이제 피부미용기기의 합법화가 사실상 이뤄지게 됐다. 지금까지 공중위생관리법에서는 의료기기이나 의약품을 사용하지 말라고 규정하고 이었지만, 이번 개정안은 KC인증 제품을 사용하라고 하는 의미에서 사실상 피부미용기기 합법화의 초석이 마련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앞으로 이와 관련되어 법안 개정이 불가피하게 될 전망이어서 피부미용산업에 새로운 변화가 크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