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열풍과 함께 경기 불황으로 홈 케어가 인기를 끌면서 전세계적으로 K- 뷰티 및 뷰티 디바이스 제품들이 부상하고 있다. 특히 이 중 화장품은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3년 한국 중소기업의 수출 품목에서도 전년 대비 20.2% 늘어난 53억8000달러(7조500억 원)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30.8% 증가한 33억 달러(4조3900억 원)로 역대 상반기 최고 수출액을 달성했다.
이어 한국 무역협회에 따르면 경공업이 우리나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대 후반 6%였으나 지난해 29.8%까지 증가하며 1993년(3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K-뷰티의 선전은 소수의 대기업이 아닌 경쟁력 있는 다수의 중소·중견 기업이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 세계 시장에서 K-뷰티 열풍을 이끌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봤다.
△K-뷰티 열풍에 날개 단 오호라,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 폭발적 성장
K-뷰티 열풍에 힘입어 한국의 대표 셀프 젤네일 브랜드 오호라(Ohora)가 해외 시장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24년 기준, 오호라는 전년 대비 해외 판매량이 200% 이상 증가하며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 잡았다. 특히 미국과 일본에서의 성공적인 시장 확장이 이번 성과의 주된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오호라의 셀프 젤네일 제품은 전문가 수준의 네일 아트를 집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의 혁신성과 간편함이 K-뷰티의 확산과 맞물려 일본과 미국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어냈다.
2024년 한 해 동안 일본 내 오호라 제품을 판매하는 오프라인 매장수는 약 150% 증가했으며, 연말까지 약 800개까지 전국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또한 20대~30대 일본 여성 소비자 사이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상승하며 일본의 K-뷰티 트렌드와 맞물려 셀프 네일 시장에서 오호라가 빠르게 자리를 잡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그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오호라의 미국 내 판매량은 온라인 판매와 함께 오프라인 매장 진출이 확대되면서 2024년에만 200% 이상 급증했다. 오호라는 2024년 타겟(Target)과 월마트(Walmart) 등의 대형 리테일 체인을 통해 미국 소비자와의 접점을 대폭 확대했다. 미국 내 주요 오프라인 매장에서 오호라 제품이 활발히 판매되며, 일부 타겟 매장의 경우 오호라 제품이 진열되자마자 매진되는 사례도 발생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오호라의 미국 내 오프라인 진출은 매우 이례적이다. 대부분의 K-뷰티 브랜드가 온라인 중심의 전략을 펼치고 있는 반면, 오호라는 대형 리테일와의 협업을 통해 오프라인 판매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타겟과 월마트 외에도 주요 리테일 체인들과 매장 추가 진출을 활발히 논의하고 있고 이를 통해 현재 미 전역의 약 2500개 매장에서 더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호라 관계자는 "미국 오프라인 매장 진출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지 소비자들이 매장에서도 직접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오호라 제품의 차별화된 품질과 편리한 사용감이 미국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피알, K-뷰티 디바이스 열풍을 이끌며 해외 매출 1344억 달성
K-뷰티 디바이스 열풍을 이끌고 있는 에이피알의 경우 지난 9월, 올 상반기 해외 매출이 1344억 원으로 전체의 49.4%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에이피알은 지난 9월, 중국과 홍콩 등 ‘중화권’ 뷰티 박람회에 참가하면서 시장 확대에 나섰다. 대표 뷰티 브랜드 ‘메디큐브’ 외에도 뷰티 브랜드 ‘에이프릴스킨’과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글램디바이오’도 함께 소개했다. 박람회 기간 1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에이피알 부스를 찾은 가운데, 특히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 ‘부스터 프로’는 현장에서 약 2000대가 판매되며, 박람회 기간 5일 동안 한화로 약 14억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에이피알은 중국 본토와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시장을 직접 개별 공략 중으로, 특히 지난 5월 ‘부스터 프로’를 중국 본토에 공식 론칭한 이래, 뷰티 디바이스 판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티르티르, 마스크핏 레드 쿠션,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인생 쿠션'으로 극찬, 누적판매량 1704만개
K-뷰티의 선봉장으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티르티르는 매출이 2018년 122억 원에서 지난해 1,719억 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티르티르는 상반기 수출 규모는 1억 달러에 달하며 연말까지 30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할 전망이다. '도자기 크림', '레드 쿠션' 등 주요 제품을 보유한 티르티르는 국내에서 입소문을 타자 일본 시장을 시작으로 미주·대만 등 해외 진출을 본격화했다. 현지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마스크 핏 쿠션'(레드 쿠션) 시리즈를 선보이기도 했다. 티르티르 ‘마스크핏 레드 쿠션’은 미국 진출 1년 만인 지난 4월 아마존에서 K뷰티 최초로 파운데이션 부문 판매 순위 1위 기록했다. 해당 라인은 누적 판매량 1704만 개를 기록,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인생 쿠션'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MDP, 미국 틱톡샵에서 매출 1위 기록
현지화에 성공한 뷰티 브랜드도 있다. 메디필 브랜드를 운영하는 스킨이데아의 수출 전용 더마 스킨케어 브랜드인 MDP는 미국 틱톡샵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다고 지난 9월 밝혔다. MDP에 따르면, 지난 7월 틱톡샵 오픈 이후 3개월 만에 스킨케어 카테고리에서 당일 매출 기준 1위를 차지했다. MDP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틱톡 인플루언서와의 협업과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음을 보여준다”며 “특히 150만 팔로워를 보유한 인기 인플루언서 ‘Simply Mandys’와의 협업으로 진행된 라이브 방송이 큰 호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방송에서는 약 12시간 동안 MDP의 베스트 제품이 소개됐다. 방송 이후 MDP의 매출 증가, 라이브 방송 동시 접속자 수를 1만2000명 이상 기록하는 등의 성과를 보였다. MDP의 제품 라인업은 펩타이드와 콜라겐 성분을 함유하여 ‘글래스 스킨’ 트렌드에 맞춘 스킨케어 솔루션을 제공한다.